KT는 오른손 타자가 필요해

입력 2014-12-1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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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구장 특성상 유리…마르테·김상현 영입 이유

kt 조범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시즌 말 리모델링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수원 kt위즈 파크를 자주 찾았다. 해가 질 때 햇빛의 각도, 조명탑의 위치 등 야구장의 특징을 현미경처럼 파악했다. 조 감독이 가장 신경 쓴 것은 바람이었다. 그라운드에서 잔뼈가 굵은 코치들이 다각도에서 시간별 풍향을 체크했다. 얼마 후 감독과 코치진은 스카우트 담당자에게 “우타 거포를 영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감독은 “야구장 좌측으로 바람이 자주 부는 것을 확인했다. 홈런만 보면 오른손 타자가 유리한 야구장이다. 이 점을 코칭스태프와 상의했다”고 말했다.

kt는 곧장 외국인타자 영입 리스트에서 오른손 타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외야 보다는 수비능력이 뛰어난 내야수 중 장타력을 갖춘 타자를 찾았고 다른 구단과 경쟁 끝에 앤디 마르테(31·사진)와 계약했다. 수비 능력은 정상급이고 장타력은 계속 좋아지고 있는 유형의 타자다. 올해 트리플A에서 126경기, 타율 0.329, 19홈런, 80타점으로 활약했다. 도미니칸 윈터리그에서는 17경기에서 홈런 7개를 쳤다.

오른손 거포에 대한 관심은 특별지명으로 이어졌다. SK에서 최근 부상으로 1군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한 김상현(34)을 선택한 것도 홈구장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였다.

야구 감독들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 이상의 세심한 준비를 기울인다. NC도 1군 데뷔 전 해가 질 무렵, 경기 초반 홈에서 중앙펜스 쪽으로 강한 바람이 부는 것을 파악했다. 투수와 타자들 모두 이 바람을 경계하거나 이용했다.

조 감독은 “위즈파크에서 내년 홈런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우리 팀과 상대 팀 모두 같은 조건이지만 홈구장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여러 방법을 고심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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