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천만 돌파②] 현대적 과학과 아날로그 감성의 조화

입력 2014-12-25 0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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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감독 크리스토퍼 놀란)가 천만 클럽에 가입했다. 개봉 50일 만이다.

‘인터스텔라’의 직배사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측은 25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인터스텔라’가 오늘(25일) 0시 누적 관객수 1000만4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인터스텔라’는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3), ‘왕의 남자’(2005), ‘괴물’(2006), ‘해운대’(2009), ‘아바타’(2009), ‘도둑들’(2012),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7번방의 선물’(2013), ‘변호인’(2013), ‘겨울왕국’(2014), ‘명량’(2014)에 이어 13번째로 천만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한국에서 개봉한 외화 중에선 세 번째다.

‘인터스텔라’는 웜홀을 통해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황홀한 우주나 생각지도 못한 블랙홀의 경험은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보는 재미에만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주된 축은 섬세한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을 잘 잡고 있다.

희망의 땅을 찾기 위해 태양계를 떠나 도착한 새로운 행성이 보여주는 광활함 뒤에는 딸을 향한 아버지의 부성애와 가족애, 그리고 후세를 생각하는 인간애 등 보편적인 정서가 관객들의 마음을 이끌고 있다. 특히 쿠퍼(매튜 맥커너히)와 딸 머피(멕킨지 포이·제시카 차스테인)의 세월과 공간을 뛰어넘는 소통은 극의 절정을 이룬다. 3차원 공간의 머피와 5차원 공간을 통해 보여준 사랑은 휴머니즘을 배제한 기존의 SF영화와는 달리 가장 과학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현대적 과학과 아날로그 감수성이 극에 잘 녹아있다.

이러한 가족애와 아날로그 감수성은 동양적인 정서와 잘 부합되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가족관객을 이끌기도 했다. 맥스무비나 롯데시네마 등 각종 예매사이트에서 40대와 여성의 예매량이 높아 가족영화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아날로그 감성이 잘 담긴 이유 중 하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옹고집이 있기도 하다. SF영화로서 가장 혁신적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35mm필름 카메라 촬영을 고집했다. 필름 카메라가 가진 고유 입자감이나 색이나 음영을 표현하는 풍부한 표현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우주선을 제작하고 CG 처리가 아닌 실제로 60만평에 옥수수를 심어 밭을 만들었다. 지구에 쌓이는 수없는 모래먼지는 골판지로 만들어 영화 곳곳에는 디지털 시대에서도 변함없는 놀란 감독의 아날로그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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