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구 감독. 스포츠동아DB
유소년발전기금 배구협회에 기탁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배구에 20년만의 금메달을 안겼던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사진)이 국가대표팀 감독 수당과 포상금으로 받은 1350만원을 대한배구협회에 유소년발전기금으로 써 달라고 기탁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감독은 2일 협회에 온라인으로 기금을 보냈고 협회는 5일 이 사실을 알렸다. 6일 IBK기업은행전을 앞두고 화성에서 만난 이 감독은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쑥스러워 했다. “조용히 하고 싶었는데 협회가 괜한 일을 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50년간 배구를 해왔는데 그동안 배구 후배들을 위해 한 일이 없었다. 많은 배구인들과 후배들이 도와줘서 금메달도 따고 우승도 하는 개인적인 영광을 누렸다. 마침 기회가 와서 보답을 했다”고 말했다.
최초의 해외진출 배구선수이자 지도자였던 이 감독은 20년간 중동에서 활동한 뒤 고국으로 돌아와 2011년부터 GS칼텍스의 감독이 됐다. 지난 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IBK를 누르고 우승을 일궈냈고 그 덕분에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대표팀 감독은 조국을 위해 봉사할 마지막 기회”라고 말해온 이 감독은 “유소년을 위한 후원금을 내겠다”는 약속을 그 때 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상금도 현장에서 고생하는 여자배구 지도자들을 위해 내놓은 바 있다. 당시에도 감독 1인당 100만원씩 총 19개 학교의 여고팀 지도자에게 써달라며 1900만원의 후원금을 기탁했다. 지난 12월 인천아시안게임 우승 포상금과 수당이 나오자 협회에 기금으로 내놓았으나 “이미 한 차례 기부를 해서 다음 해에 내는 것이 더 좋다”는 협회의 조언을 받아들여 협회 새해 업무가 시작되는 2일 송금했다. 이 감독은 “프로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배구의 혜택을 입었다. 앞으로 다른 감독들도 후배들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화성|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