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우리도 ‘토토가’ 선배들 같은 가수 될래요”

입력 2015-01-0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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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언니와 막내 멤버가 5살 차이인 에이핑크는 데뷔를 앞두고 서로 존댓말을 쓰기로 약속했다. 나이차를 떠나 서로 존중하자는 의미다. 멤버들은 “지금도 이 약속은 잘 지키고 있다”며 유대감을 자랑했다. 사진제공|에이큐브 엔터테인먼트

■ 2015년 큰 활약이 기대되는 걸그룹 에이핑크

지난해 앨범 잇따라 히트…대세 걸그룹
“잠 잘 시간 줄어든 것 외 달라진 점 없어
우리도 시대를 대표하는 걸그룹 됐으면”


그룹 에이핑크는 2014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핑크 블러섬’ ‘핑크 러브’ 두 장의 미니앨범으로 15만5000여장(가온차트 집계)을 판매해 소녀시대에 이어 걸그룹 중 2014년 연간 음반 판매량 2위를 차지했다. 연간 디지털 음원 판매량에서도 투애니원, 씨스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음반 판매량은 팬덤의 크기를, 음원 판매량은 불특정 대중의 호감도를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 음반이나 음원, 각각 한쪽에서 두각을 나타낸 소녀시대, 투애니원과 달리 에이핑크는 음반과 음원 매출의 밸런스가 좋아 팬덤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걸그룹으로 인정받았다. 팬층도 초등학생부터 삼촌팬까지 폭 넓다. 서울예술전문학교 뮤직비즈니스학과 김진우 교수도 ‘가온차트 2014 걸그룹 결산’ 칼럼을 통해 “2015년을 이끌 가장 유망한 걸그룹”으로 이들을 꼽았다.

‘지상파 음악방송 4주 연속 1위’라는 최고의 성적표를 만들어준 노래 ‘러브’의 마지막 방송을 앞둔 3일 에이핑크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이들은 ‘대세 걸그룹’이란 말에 일제히 “에이∼ 아니에요”를 합창했다. ‘1등 가수’로서 달라진 점을 묻자 “여전히 삼각김밥 먹으며 달린다. 잠 잘 시간이 줄었다는 것 외에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웃었다.

“감사하고 행복하지만, 갈 길이 멀다. ‘올라간다’기보다 계속 쭉∼ 가고 싶다. 우리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좋은 노래로 사랑받고 싶다.”

에이핑크의 성공은 S.E.S와 핑클에 대한 추억을 자극하며 ‘순수 콘셉트’로 일관되게 활동한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외형적인 면이나 노랫말도 그렇고, 1990년대가 생각난다는 사람이 많다. 요즘 콘셉트가 센 팀이 많으니까, 우린 자연스럽게 확실한 차별화가 됐다.”

또 ‘내숭’이 필요한 걸그룹임에도 데뷔 초부터 ‘에이핑크 뉴스’ ‘쇼타임’ 등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어설픈 모습, 얼어있는 모습”도 드러내고, “성장해가는 모습”도 보여주면서 친근감을 준 것도 성공의 또 다른 요인이다.

물론 위기 아닌 위기도 있었다. 아이돌 그룹이면 1년에 음반 두세장은 내야 하는데, 에이핑크는 데뷔 2년차인 2012년과 2013년엔 각각 1장씩만 냈다. 보통 걸그룹이 섹시, 큐티, 스포티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는 것과 달리 에이핑크는 ‘청순 콘셉트’로 틀을 정해 선택의 폭이 좁았고, 그만큼 곡을 선정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엔 ‘1년에 1장’의 한을 씻기라도 하듯 2장을 냈고, 성적도 데뷔 이후 최고였다. 그러나 에이핑크는 “다음 음반이 더 걱정이다. 부담과 욕심, 책임감까지 합쳐져 더 늦게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불길한’ 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래도 새해는 희망차다. 30·3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소망하던 첫 콘서트를 벌이기 때문이다. 입장권은 2분 만에 모두 매진됐다. 에이핑크는 콘서트를 계기로 “능동적으로 무대를 할 줄 아는 그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했다. 또 일본, 중국 활동 등 새로운 도전도 시작한다.

“2014년 한 해에는 많이 배웠다. 배운 걸 새해에 써먹고, 또 새로운 걸 배우면서 한 곳에 머물지 않고 계속 나아가겠다. 친구 같고, 여동생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

에이핑크는 1월1일 막내 하영이 성인이 되는 기념으로 샴페인을 머그잔에 담아 한 모금 마셨다고 한다. 그리고 “라면을 2개 끓여 모두 나눠 먹은 일”이 더 생각난다며 웃었다.

“2013년에는 ‘내년엔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멤버 모두 큰 탈 없이 잘 지내왔다. 2014년엔 가요계에 사건사고가 많았다. 2015년엔 모두가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장기적인 비전을 묻자 이들은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 이야길 꺼냈다.

“‘토토가’를 보면서, 우리도 선배들처럼, 그 시대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도 추억의 한 조각이 되면 좋겠다. 그런 미래를 떠올려보면, 현역으로 활동하는 오늘에 새삼 감사하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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