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염경엽 감독 “한현희 3선발·스나이더 영입…팀도 살리고 선수도 살리고”

입력 2015-01-1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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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이 올 시즌 키워드로 기본기와 실천을 꼽으며 “새 시즌엔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넥센 염경엽 감독이 올 시즌 키워드로 기본기와 실천을 꼽으며 “새 시즌엔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프로야구 10구단 시대, 감독들에게 듣는다

7. 넥센 염경엽 감독

2015시즌 프로야구는 벌써부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10개 구단 시대. 프로야구 산업 전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들도 대거 새 얼굴이 등장했다. 스포츠동아는 새해 새 출발선에 선 프로야구 각 구단 감독을 만나 팬들이 궁금해할만한 얘기들을 속속들이 물어보는 코너 ‘프로야구 10구단 시대, 감독들에게 듣는다’를 마련했다. 일곱 번째 주인공은 넥센 염경엽(47) 감독이다.


한현희, 불펜투수로 안주 땐 올해 고비 판단
구종 늘려 선발로 전환…실패해도 손해 없어

스나이더, 지난해 팀 위하는 모습 쭉 지켜봐
윤석민, 강정호 공백 대체…수비력 보완 관건

눈물의 한국시리즈…수비 실패·실책이 패착
기본기 강화…지난해 아쉬움, 우승 희망으로

넥센 염경엽(47) 감독의 야구욕심은 대단하다. 답을 찾지 못하면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시즌 내내 불면의 밤이 지속된다. 시즌을 완주하고나면 7kg은 족히 빠진다. 새 시즌을 앞두고 몸무게를 불리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144경기를 완주하기 위해 기초체력을 만드는 것이다. 2년간의 과정은 충실했다. 기본기를 중심으로 작은 기술(디테일)들을 다듬었다. 넥센 사령탑을 맡은 지 3년째. 새 시즌만큼은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 마지막(한국시리즈)에 흘린 ‘눈물’을 다시 보이고 싶진 않다. 눈물은 부족했던 자신을 향한 노여움이었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눈물의 무게를 가벼이 생각하지 않는다.


● 아버지 산소에서 길을 찾다


-새해 첫날을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하다.

“광주 선산에 있는 아버지 산소를 다녀왔다. 다녀올 시간이 이때 밖에 없다. 나는 아버지가 야구를 좋아해서 야구를 시작했다. 야구를 비롯해 모든 스포츠를 참 좋아하셨다. 아들을 잘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다. 올해는 꼭 우승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덧붙였다(웃음).”


-오를 곳은 정상 밖에 없다.

“선수들이 2년 동안 좋은 과정을 거쳐 왔다. 잘 했던 선수들은 유지하는 법과 자기야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확신이 생겼을 것이다. 작년 구단과 선수단의 신뢰가 맞아떨어지며 준우승했다. 이전까지 우승에 도전한다고 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가능성을 보여줬다. 작년 마지막까지 가면서 팬들이 원하는 게 우승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우승이 목표다. 3년차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


-작년 한국시리즈를 내주고 진한 눈물을 흘렸다. 앞서 5차전에서는 끝내기 패를 당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웃음의 의미가 궁금했다.

“‘정말 야구는 생각같이 안 되는구나’하고 느꼈다. 먼저 3승을 내줬으니까 벼랑에 몰렸다고 생각했다. 5차전에서 8회 무사만루를 막고 승운이 넘어왔다고 봤다. 삼성이 9회 하위타순부터 시작하고, 마무리 손승락이 마운드를 지켰다. 2아웃만 잡으면 승락이 구위로 문제없다고 봤는데 결국 2안타를 맞고 졌다. 야구가 그런 것이다. 6차전에선 선수들이 2∼3점을 먼저 내주면서 포기하더라. 선수들을 보면 안다. 우승을 내준 뒤 1년간의 과정이 영화처럼 흘렀다. 고생도 많이 했고, 하고 싶었던 걸 못 하니까 북받쳤다. 아버지 돌아가신 이후 처음으로 울었다. 속상하고 아쉽고, 또 화가 났다.”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넥센과 감독 염경엽은 더욱 매서워질 것 같다.

“야구인과 팬들이 인정할 수 있는 2년의 과정을 보냈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2013년 3등을 했고, 2014년 2등을 했다. 좋은 경험과 과정을 거쳤기에 선수단 모두 성장했을 것이다. 2년의 아쉬움이 단단하게 바뀌었다. 희망을 가질 수 있다.”


● 올 시즌 키워드는 기본기와 실천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다가왔다. 전력은 떨어졌고, 상대는 강해졌는데.

“우승했으면 부담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쫓아가는 입장이다. 부담은 없다.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는 희망은 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하고 분명한 자신감이다.”


-넥센을 4∼5위권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올 시즌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쉬운 건 없다. 모든 일이 도전이고, 프로는 승부이며 결과물이다.”


-4강과 다크호스를 꼽자면.

“4강을 꼽기가 힘들다. 작년에도 판단이 안 섰는데 올해는 더욱 그렇다. 다크호스는 역시 한화일 것 같다. 2년 동안 FA 5명(정근우, 이용규, 배영수, 송은범, 권혁)이 움직였다. 한국에서 인정받는 김성근 감독님이 가셨다. 어떻게 돌변하고 변화를 일으킬지 궁금하다.”


-많은 팀들이 올 시즌 초반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을 제외한 팀들은 초반 운용이 중요하다. 커리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나머지 팀은 요동 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초반 승부가 중요하다. 삼성은 강자다. 밑으로 떨어져도 많은 사람들이 언제든 올라올 수 있다고 본다. 선수들 스스로 생각하는 게 무서운 거다. 우리가 강팀이 아니라는 것도 4∼5등 전력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이 안정적이지 않다. 투수가 약해서 지키는 부분이 부족하다. 아직 강팀이 아닌 이유다.”


-올 시즌 키워드는 뭔가.

“기본기와 실천이다. 골프를 예로 들면 프로 선수들은 공을 칠 때 결코 머리가 흔들리지 않는다. 항상 눈은 공을 쫓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공을 받을 때 끝까지 보는 선수가 적다. 과정을 넘어섰다는 생각에서다. 선수들에게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기본을 강조한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번트수비 실패와 실책이 시리즈를 내준 원인이다. 기본을 정확하게 했다면 없었을 일이다. 60%까진 올라왔다. 다만 투수는 50%에 못 미치고. 사람을 움직이는 일에 100%는 없다. 그래서 캠프에서 10%를 채우고, 나머지 10%는 시즌 동안 채워나가고 싶다. 80%를 채워 움직인다면 우승도 가능할 것이다.”


-7일 구단 워크숍을 가졌는데.

“지난 2시즌은 내가 목표를 정해서 코치들에게 전했지만 올 시즌은 코치들 스스로 목표를 잡아보라고 말했다. 직접 목표를 정해서 어떤 훈련을 할지 고민하라는 것이다. 스스로 책임과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년차에 접어들면서 코치들도 야구방향을 공유하고 있다. 책임은 내가 진다. 어긋나는 게 있다면 다시 잡아주면 된다.”


● 한현희 3선발 카드는 팀이 사는 길


-한현희를 3선발로 못 박았다. 믿음이 강하다.

“2년 동안 지켜봤고 좋은 구위와 멘탈을 갖고 있다. 선발전환 이유는 현희만 놓고 봤을 때 불펜투수로 안주하면 올해 고비가 올 것으로 판단했다. 현희가 살고 팀을 살리기 위해 변화를 빼들었다. 체인지업을 비롯해 구종을 2개 정도 늘려야 한다. 실패한다고 해도 구종을 늘려 불펜으로 돌아가면 더욱 강해질 것이다.”


-4∼5선발 오재영과 문성현에게 거는 기대감은 어떤가.

“작년 엄청 기대했다가 배신당했다(웃음). 편안하게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즌 초반부터 어려웠다. 확신을 경계하게 됐다. 작년은 시즌 초반 확신을 가졌기 때문에 초반 고전에 힘들었다. 준비를 더 많이 해놔야 한다.”


-작년 100이닝을 던진 국내 선발이 없었다.

“안 던지게 한 게 아니라 못 던진 것이다. 나와 코치들의 잘못이다. 나름대로 2년간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떤 준비가 잘못 됐는지 돌아봤고, 결론은 기본기였다. 신인들도 아니고 5∼6년 이상 연차를 먹은 선수들이 기복이 심하다. 기초가 약하니까 바람만 불면 흔들리는 것이다.”


-2년차 하영민과 신인 최원태에게 기대가 큰 걸로 안다.

“하영민과 금민철을 비롯해 최원태까지 모두 5선발 후보군이다. 4선발부터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하영민과 최원태 등 신인급 선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과 기본기에 중점을 둔다. 하영민은 집중관리를 하면서 몸무게를 불리고 있는데 6∼7kg에서 더 안 찐다. 15kg 정도 불렸으면 좋겠는데. 최원태는 시즌 중 한번 이상 선발로 나간다. 최원태와 김해수, 김택형은 1군에 데리고 다니면서 박병호, 손승락 등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배울 수 있게 할 것이다. 작년 김하성, 하영민과 같은 사례라고 보면 된다.”


-한현희가 빠진 불펜이 걱정된다.

“재작년은 한현희와 손승락 둘 가지고 했다. 작년 조상우를 만들어서 뒤가 강해졌다. 올해는 한현희 역을 김정훈과 마정길, 김영민이 할 것이다. 김정훈은 상무에 있으면서 중간과 마무리를 오갔다. 2군이었지만 좋은 경험했다. 김대우도 롱 릴리프와 현희 자리를 번갈아 들어간다. 제구만 좋아지면 바로 올라설 수 있는 폼을 갖고 있다.”


-강정호의 공백을 윤석민으로 메운다고 했다.

“방망이는 지금대로 하면 된다. 수비가 중요하다. 수비가 올라오느냐에 따라서 개막전 선발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내년과 내후년 성장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석민이는 작년 김민성과 강정호 백업을 하면서 팀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기회를 주는 것이다. 다만 주전을 잡는 건 선수의 몫이다. 안타보다 실책을 하면 질 확률이 높다. 쳐서 이기는 건 몇 게임 안 되지만 실책은 많은 경기를 내주고 팀과 투수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석민이에게 30% 가능성을 봤다. 스스로 의지가 강하다.”


-타순에서 스나이더와 김민성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작년 시즌을 치르면서 스나이더를 쭉 지켜봤다. 외국인선수는 전력의 중심이다. 팀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성격이 중요하다. 작년 경기를 못 뛸 때도 벤치에서 선수들과 파이팅하고 역할에 충실하더라. 야구가 안 돼서 나가기 싫었을 텐데도 자신을 감추고 팀을 위하는 모습을 봤다. 포스트시즌에서 4할 타율을 치면서 타격이 좋았다. 목동구장에서 잘 할 것이다. 5번으로 나간다. 김민성은 작년과 같은 6번이다. 윤석민이 좋으면 5∼6번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뒤에 강지광과 이성열도 있다. 5∼7번은 유동적이다.”


■ 넥센 염경엽 감독은?

▲생년월일=
1968년 3월1일생

▲출신교=광주서석초∼충장중∼광주일고∼고려대

▲체격=키 178cm·몸무게 64kg

▲선수경력=태평양(1991∼1995년)∼현대(1996∼2000년)

▲지도자경력=LG 코치(2010∼2011년)∼넥센 코치(2012년)∼넥센 감독(2013∼현재)

▲감독 성적=통산 256경기, 150승4무102패(승률 0.595)

▲포스트시즌 진출=2회(2013년·2014년)

▲한국시리즈 진출=1회(2014년)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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