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주의 편지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국내 미술계가 떠들썩하다.
1385년 정몽주가 지인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가 일제에 의해 반출됐다가 최근 국내로 돌아왔다.
편지는 9행 127자로 나라가 망해가는 것을 알지만 손 쓸 수 없는 충신의 마음을 담았다. 수신자는 알 수 없으나 ‘족하’라는 표현으로 볼 때 지인에게 보낸 서신으로 보인다.
정몽주 편지가 발견되자 전문가들은 “정몽주 친필 실물이 워낙 희귀해 글씨만으로 진위 여부를 결론 내기는 어렵다”며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종이 재질을 분석한 결과 진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지 보존처리 전문가는 “종이를 빛에 투과해보니 발의 간격이 넓고 섬유질이 고르지 않게 뭉쳐있는 등 14~15세기 종이의 특징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몽주 편지 발견에 대해 하영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정몽주 글씨는 대체로 납작하고 짜임새가 조밀한데 이 글씨는 길고 둥글둥글해 서풍이 다르다”고 했다.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부장은 “‘성인록’, ‘근묵’ 등 기존에 알려진 정몽주 글씨와는 미감 차이가 있다”고 하면서도 “정몽주 친필 자료는 목판으로 새긴 것까지 포함해 4~5점 뿐이라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