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 20대 연기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강남 1970’의 이민호와 ‘오늘의 연애’ 이승기, ‘기술자들’의 김우빈(위부터)은 첫 주연영화로 흥행 1위에 오르는 티켓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사진제공|모베라픽쳐스·팝콘필름·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
첫 주연영화 박스오피스 1위 경험
시청률 보증수표에서 흥행 배우로
亞 인지도 높아 해외서도 티켓파워
스크린에 20대 한류스타가 뜬다.
그동안 TV 드라마에서 주로 활약하며 인기를 모았던 20대 젊은 스타들이 이제 그 무대를 스크린으로 넓혀 티켓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게 활약한 주인공은 이민호와 이승기, 그리고 김우빈. 이들 모두 첫 주연영화로 예매율 1위에 이어 박스오피스 1위를 오르는 힘을 과시하며 스크린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 높은 드라마 시청률, 이제는 티켓 파워로
이민호 주연의 영화 ‘강남 1970’(감독 유하·제작 모베라픽쳐스)이 개봉 2주째에 접어들어서도 흥행 1위를 지키고 있다.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와 ‘국제시장’ 등 경쟁작의 견제 속에 상영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모았고, 27일 현재까지 120만명을 동원했다.
앞서 이승기와 김우빈이 만든 흥행 분위기도 비슷했다.
이승기는 영화 데뷔작 ‘오늘의 연애’(감독 박진표)로 160만명을 모았고, 김우빈 역시 ‘기술자들’(감독 김홍선·제작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로 256만 관객수를 기록했다. 모두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어섰다.
이민호와 이승기, 김우빈은 출연 드라마를 성공시키며 입지를 다진 뒤 스크린에 진출한 공통점으로 묶인다. 드라마로 쌓은 폭넓은 인지도에 힘입어 주연영화 역시 다양한 세대 관객의 호감을 얻었다. 이는 곧 초반 흥행으로 이어져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 스크린 ‘새 얼굴’로 각광
대개 30∼40대 배우가 활약해온 스크린에서 20대 연기자의 등장을 반기는 목소리는 높다. 더 다양한 개성을 지닌 배우가 늘어나면 그만큼 관객의 선택폭 역시 넓어지기 때문이다.
“20대 내내 의미 있는 영화를 기다려왔다”는 이민호의 말처럼 그가 ‘강남 1970’으로 보여준 티켓 파워 덕분에 이들 20대를 향한 영화계 러브콜은 앞으로 더욱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27일 “이민호가 영화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과 그의 스타성이, 연출자인 유하 감독과 만나 시너지를 발휘했고 흥행까지 가능했다”고 풀이했다.
‘찬란한 유산’ ‘구가의 서’ 등 드라마에서 활약해온 이승기도 ‘오늘의 연애’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으며 스크린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늘의 연애’의 제작사 팝콘필름의 한 관계자는 “순수함과 끈기를 지닌 인물로 이승기가 적역이었다”며 “자신보다 여자를 더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은 실제 이승기와 잘 어울려 출연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 해외 판매까지 좌우하는 ‘20대 파워’
이들 3인방은 주연영화의 해외 판매까지 좌우한다. 김우빈 혹은 이민호의 주연영화라는 타이틀만으로 아시아 각국에 선판매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강남 1970’은 아시아 전역에 수출돼 1∼2개월 안에 순차적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아무리 흥행한 영화라고 해도 해외 수출과 현지 개봉까지 최소 4∼5개월이 소요돼 온 절차를 고려하면 ‘쾌속 개봉’이다.
개봉 전 이미 아시아 4개국에 판매됐던 김우빈의 ‘기술자들’은 벌써 후속편 제작 논의가 시작됐다. 개봉 직후 중국 제작사로부터 후속편에 대한 투자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영화계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이민호와 김우빈은 지난해 SBS 드라마 ‘상속자들’을 통해 한류스타로 인정받았다. ‘강남 1970’과 ‘기술자들’은 두 스타가 드라마 성공 이후 선택한 영화라는 프리미엄으로 해외에서도 상당한 반응을 얻고 있는 셈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