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사연, 완생을 꿈꾼다

입력 2015-01-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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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사연의 올 시즌 목표는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 슈퍼스타 김사연은 김상현 이대형 등과 경쟁해 그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작년 퓨처스리그 타율 0.371·23 홈런·37 도루
8년 기다린 1군 무대…“올 시즌 꼭 살아남겠다”

미생에서 완생을 꿈꾼다. 제10구단 kt 김사연(27)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무대를 주름 잡았다. 타율 0.371, 홈런 23, 도루 37의 놀라운 성적을 올렸다. 홈런 23개는 한 시즌 모두 풀타임을 뛰어도 기록하기 힘은 숫자지만 김사연은 81경기 만에 해냈다. 한 경기 평균 1.54개의 안타를 쳤고 장타율(0.674)과 출루율(0.439)을 더한 OPS는 정상급 타자 수준인 1.013에 이른다. 만약 kt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뛰고 있었다면 아무리 외야에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팀이라고 해도 1군에 호출되고도 남았을 맹활약이었다.

그러나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쏟고 있는 김사연은 “올 시즌 목표는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다”고 몸을 낮췄다. kt는 1군 데뷔를 앞두고 특별지명을 통해 기대주 배병옥과 함께 한때 리그 최고 거포였던 김상현, 3년 연속 60도루라는 대기록을 갖고 있는 이대형을 영입해 외야를 가득 채웠다. 그렇다고 김사연이 주전경쟁에서 뒤진 것은 아니다. 신인 배병옥을 제외하면 모두 이름값에서 김사연보다 유명하지만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보여준 성적표는 그를 무시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겸손한 다짐의 배경은 그동안 너무나 굴곡진 야구 인생에 있다. 김사연은 2007년 한화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지만 방출돼 군에 입대했다. 이후 다시 넥센에 입단했지만 2013시즌까지 1군 경기는 단 한번도 뛰지 못했다. 넥센 2군에서 주전 유격수 등으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강정호, 서건창, 김민성 등으로 이어지는 1군 벽은 높았다.

김사연은 2014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로 kt에 입단했다. 이후 조범현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권유로 과감히 외야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우투좌타도 아니고 그렇다고 폭발적인 장타력을 인정받은 거포도 아니었기 때문에 오른손 타자 김사연의 외야 변신은 용감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내야 수비 부담감에 얽매이지 말고 타격의 장점을 살려보자’는 코칭스태프의 말을 신뢰했고 타격에 눈을 떴다.

김사연은 KIA에서 자신과 같은 53번을 등에 달았던 이대형이 같은 팀이 되자 선뜻 등번호를 양보했다. 그리고 테이블세터로 함께 뭉치는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군 복무기간이 있었지만 2007년 입단 이후 무려 8년간이나 1군을 기다렸다. 완생을 꿈꾸는 김사연에게 2015년 봄은 더 특별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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