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장성호의 새로운 도전 ‘비움’

입력 2015-01-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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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t위즈

“내 나이 서른여덟…최다안타 경신보단 궂은 일”

1993년 프로에 데뷔한 양준혁은 2010년, 만 41세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그는 2009년 우리나이로 마흔 하나에 타율 0.329, 11홈런을 기록했다. 볼넷을 63개 고르는 동안 삼진은 단 24개뿐이었다. 그만큼 2010시즌 은퇴는 아쉬움이 컸다. 은퇴 당시 양준혁은 “홈런은 (이)승엽이가 일본에 가지 않았으면 당연히 갖고 있었을 기록이다. 182개 남은 2500안타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통산 최다안타(2318개)는 애착이 크지만 (장)성호가 깨주길 바란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2012년 장성호(사진)가 만 34세에 2000안타를 돌파하자 “난 38세에 2000안타를 넘어섰다. 장성호가 내 기록은 물론 2500안타를 넘어서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이후 3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장성호는 2010년 KIA에서 한화로 트레이드 됐고 2013년 다시 롯데로 옮겼다. 장성호는 2013년 63개 안타를 더했지만 지난해 단 1개의 안타도 보태지 못했다. 지난해 구단과의 갈등으로 전력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은퇴를 결심했지만 옛 은사 조범현 감독과 손을 잡고 kt에 입단했다. 조 감독은 “장성호는 2000안타라는 위대한 기록을 갖고 있는 타자다.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면서 최소 100경기 이상 뛰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호의 통산 안타는 2071개로 양준혁의 역대 1위 기록 2318개 보다 246개 뒤진 2위다. 장성호는 2012년 한화에서 풀타임, 133경기를 뛰며 타율 0.263, 113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kt에서 1루수와 지명타자로 확실히 자리 잡아 2할 대 후반 타율을 유지하며 100경기 이상을 뛴다면 2시즌 후 만 39세에 양준혁의 기록을 뛰어 넘을 수 있다. 물론 노장에게 더 치명적인 부상, 주전 경쟁 등을 극복해야 한다.

장성호는 이미 마음을 비웠다. “개인 기록은 잊은 지 오래다. 감독님과 kt 팬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은퇴를 결심했는데 이렇게 다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주전도 아닌데 최다안타에 도전할 입장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팀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kt는 시무식을 갖고 선수들에게 스프링캠프용 의복과 장비를 지급했다. 출국 이틀 전, 선수들은 서둘러 귀가했다. 마지막까지 두 명이 체력훈련장에 남아있었다. 홀로 자전거를 타며 땀을 쏟은 최고참 장성호와 역시 한 쪽 구석에서 홀로 근력운동에 열심인 고졸 신인 주권이었다. 정성호의 도전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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