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핵존심’팀 “우리 ‘핵존심’은 개그만으로 인정 받는 것”

입력 2015-02-13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핵존심’ 멤버 이상훈, 김기열, 양선일(맨 왼쪽부터)은 여자 앞에서 자존심을 세우지만, 평상시에는 “굽힐 때 굽힐 줄 아는” 남자 중에 남자들이다. 스포츠동아DB

남자의 쓸데없는 자존심을 개그로 표현
시청률 15% 넘으며 인기코너 자리매김
세 사람의 확실한 분업…시청자들 공감
양선일 “볼보이서 공격수가 돼버렸다”

“유명세가 아닌 개그만으로 평가받고 싶다.”

개그맨 김기열·양선일·이상훈·장기영·홍훤·김희원·정해철. 이들은 ‘핵존심’이라는 팀의 일원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아쉽게도 김기열(34)·양선일(36)·이상훈(33)만 인터뷰에 나섰지만 이들은 코너의 인기를 더 높여 7명 ‘완전체’로 조만간 다시 모이겠다고 약속했다.

KBS 2TV ‘개그콘서트-핵존심’은 쓸데없이 자존심을 부리는 남자 6명과 이 모습에 질색하는 여자 1명으로 꾸며진다. 일반적인 남자, 자존심이 조금 센 남자, 자존심이 아주 센 남자, ‘핵존심’으로 뭉친 남자 등 상황별 유형에 따라 대처하는 모습이 시청자의 공감을 사며 웃음을 준다. 공포영화를 보고 무서워하면서도 아닌 척하지만 결국 바지에 ‘실례’를 하거나, 낚시터에서 남성미를 보여주겠다며 지렁이를 입에 넣는 무리수를 던진다.

“남자라면 한 번쯤 여자 앞에서 자존심을 부리지 않나. 샤워하고 나오다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잘 생겼네’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 자존심의 이야기다. 하하!”(김기열)

지난해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핵존심’은 8일 15%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하지만 초반에는 녹화했지만 방송은 되지 못하는 실패도 맛봤다.

개그콘서트 ‘핵존심’ 팀. 스포츠동아DB


세 사람의 확실한 분업이 코너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자 이미지가 강한 김기열이 개그를 하려고 하면 “골키퍼가 공격하러 나오는 느낌”이라며 양선일이 나선다. 그러자 김기열은 “축구선수 중에 김병지를 가장 좋아한다”고 받아친다. 이들은 ‘개그콘서트’ 멤버들 가운데서도 기획력과 ‘아이디어 뱅크’로서 인정을 받는다.

‘맏형’격인 김기열은 “코너가 인기가 있다는 것은 사람의 이름이 아닌 개그만으로 평가 받는 것 같아 기쁘다”면서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래도 이상훈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김기열에게 ‘스카우트’되면서 다른 동료를 밀어내고 자신이 출연하게 됐기 때문이다. 코너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참여하지 못한 것에 못내 “얹혀가는 느낌”이라 미안할 뿐이다.

‘핵존심’에서 핵존심 남자 역인 양선일은 “볼보이에서 공격수가 됐다”며 웃는다. 그동안 코너에서 동료를 받쳐주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지만 이번에는 중심 캐릭터로 나서고 있다. 덕분에 자신을 끌어준 “김기열 선배를 아내가 좋아한다”며 “김 선배 얘기만 꺼내면 모든 것이 다 통한다”며 웃었다.

5년차이지만 셋 중 가장 막내인 이상훈은 “이 세월이면 군대도 두 번이나 다녀왔고, 병장 계급 떼고 중사를 달아야 하는데…”라며 장난스럽게 ‘볼멘소리’를 했다. 선배들의 잔심부름도 도맡지만 ‘왕입니다요’ 코너에서는 가장 선배이기도 하다.

세 사람은 이날 인터뷰를 위해 트레이닝복을 세트로 구매하려고 했다. 이들의 ‘핵존심’은 매장에서도 드러났다. 표정도 당당했다. “트레이닝복이 그렇게 비쌀 줄 몰랐다. 그래서 거짓말로 예쁘지 않다고 거짓말하면서 매장을 나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