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지도력 시험대, ‘2012 LG vs 2015 KIA’

입력 2015-02-18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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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IA 타이거즈

[동아닷컴]

‘형님 리더십’의 상징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다시 한 번 감독으로서의 지도력을 검증 받을 시즌을 맞는다.

김기태 감독의 프로야구 1군 감독 경험은 2012시즌부터 2014 시즌 초반까지다. 2014 시즌은 단 19경기만을 치른 채 중도 자진 사퇴했기 때문에 풀 시즌을 치른 것은 2012년과 2013년 2시즌이다.

LG 감독을 맡은 첫 해인 2012 시즌, LG에는 악재가 많았다. 사상 초유의 승부조작 사태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던 투수 2명을 잃었으며 2011 시즌 팀의 주축 전력이었던 송신영, 이택근, 조인성이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이런 상황에 김기태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FA 보상 선수로 나성용, 윤지웅, 임정우를 지목하며 눈앞의 성적이 아닌 미래의 전력을 염두에 뒀다. 윤지웅과 임정우는 현재 LG 투수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감독 부임 첫 해인 2012 시즌 김기태 감독의 최종 성적표는 57승 4무 72패 7위였다. 시즌 전 ‘60패만 하자’는 역발상의 목표를 제시했지만 전력의 한계와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2012 LG는 소득도 많았다. 봉중근이 본격적으로 마무리를 맡으면서 뒷문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유원상이 불펜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이동현과 우규민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야수 중에는 김용의와 정의윤이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이 성과는 2013 시즌 빛을 발했다. LG는 2013 시즌 우승팀 삼성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을 정도로 막강했던 불펜 진을 앞세워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감,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의 한을 풀었다. 온통 악재뿐이던 팀을 2시즌 만에 되살려 놓은 리더십은 높은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사진=스포츠동아DB


이제 김기태 감독은 2012 시즌만큼이나 큰 도전을 통해 다시 한 번 지도력 검증 시험대 위에 오른다.

2015 시즌을 앞둔 KIA 역시 3년 전 LG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주전 유격수와 2루수였던 김선빈과 안치홍이 시즌을 마치고 모두 군 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 지난 시즌 주전 중견수였던 이대형이 신생팀 kt위즈로 떠났다.

특히 KIA는 kt의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 때 이대형을 20인 보호선수에 포함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김기태 감독은 실전 경기를 치르기도 전부터 이대형과 불화설에 시달리는 등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취임식에서 김기태 감독은 “우리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내부 육성으로 가닥을 잡았음을 천명했다. 이어 “리빌딩이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KIA가 변화했다는 말을 들을 자신은 있다. 팀 내 육성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KIA가 당장 좋은 성적을 올리기에는 분명한 전력상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이미 자신의 첫 팀 LG를 성공으로 이끈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이 나지 않더라도 KIA의 리빌딩을 위한 초석을 마련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초대했던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KIA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지켜보는 것도 2015 시즌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일 것이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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