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은 왜 마음을 비웠나?

입력 2015-03-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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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 스포츠동아DB

PO 앞두고 마음가짐에 대해 고심
당장의 성적 중요하나 미래도 고려
결론은 무심…선수 컨디셔닝에 초점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모비스는 ‘2014~201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에서도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성공할 경우 남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PO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 PO 앞둔 유재학 감독의 고민은?

모비스 유재학(52) 감독은 최근 PO 목표 설정을 놓고 고심했다.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PO 미디어데이에서 그는 “무조건 우승을 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고 (PO에) 나설 것인지, 마음을 비우고 도전할 것인지를 두고 어떤 것이 답인지 몰라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유 감독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마음을 비우고 나섰다. 인천아시안게임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5개월여 동안 직접 소속팀을 돌보지 못한 데다, 가드 양동근 또한 대표팀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우려됐고, 함지훈-이대성-천대현 등 부상선수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유 감독은 당초 정규리그 목표를 4~6위로 잡았다. 그러나 모비스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경쟁을 펼쳤고, 결국 39승15패로 1위에 올랐다. 모비스의 정규리그 1위는 2009~2010시즌 이후 5시즌 만이었다.


● 유재학 감독이 마음 비운 이유는?

유재학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1승 남겨두고 인천(2일 전자랜드전)으로 가는 구단버스 안에서 마음을 비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나 스스로는 우승이 굉장히 하고 싶다. 하지만 팀 전체적으로 볼 때는 마음을 비우고 PO에 나서는 것이 우리 선수들에게 더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모비스의 미래까지 염두에 둔 선택이다. 올 시즌 후 문태영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또 다음 시즌에는 양동근, 함지훈 등 30대 선수들이 한살씩 더 나이를 먹는다. 당장의 우승도 중요하지만, 젊은 선수들을 팀의 주축으로 만들기 위한 새 출발이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유 감독은 “모비스는 시스템이 잘 정착된 팀이다. 그러나 그동안 계속 성적을 내다보니 선수 수급이 어려워 팀의 비중이 주요 선수들에게만 편중되고 말았다. 우리 팀 식스맨 대부분이 드래프트 후순위 선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KBL이 챔피언 결정전 우승, 준우승 팀의 경우 신인드래프트에서 후순위(1라운드 9·10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승에 대해 마음을 비웠다는 유 감독은 “우리는 4강 PO에 올랐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 선수들의 컨디셔닝과 좋은 분위기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PO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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