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강제규 감독(오른쪽). 사진제공|명필름·CJ 엔터테인먼트
강제규 ‘장수상회’ 첫 휴먼드라마
4월 9일 개봉…두 거장 변신 기대
자신만의 개성으로 국내외에서 폭넓게 인정받는 임권택 감독과 강제규 감독이 4월9일 나란히 새 영화를 내놓는다. 그동안 유지해온 각자의 스타일을 내려놓고 변화를 시도한 두 감독의 출사표에 시선이 쏠린다.
임권택 감독은 ‘달빛 길어올리기’ 이후 6년 만에 ‘화장’(제작 명필름)을 내놓다. 죽음을 앞둔 아내를 극진히 간호하는 중년 남자가 젊은 직장 후배에게 빠져드는 이야기다. 김훈 작가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안성기와 김호정, 김규리가 주연을 맡았다.
앞선 작품들에서 줄곧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임 감독은 ‘화장’에서는 욕망에 휩싸인 남자를 비롯해 다양한 인물의 심리를 속도감 있게 묘사한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교차편집도 임 감독이 시도한 변화의 한 대목이다. 이를 위해 그는 ‘최종병기 활’ ‘설국열차’로 감각을 인정받은 최민영 기사에게 편집을 맡겼다.
‘태극기 휘날리며’부터 ‘마이 웨이’까지 한동안 전쟁 서사에 집중해왔던 강제규 감독은 ‘장수상회’(제작 빅피쳐)를 통해 처음으로 휴먼드라마 장르를 연출한다. 많게는 200억원대 제작비의 블록버스터까지 연출했던 그는 이번엔 제작 규모를 대폭 낮춰 30억원의 예산으로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박근형과 윤여정이 주연한 영화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만난 뜻밖의 사랑으로 삶에 변화를 맞이한 70대의 이야기다. 그동안 격랑에 휘말린 인물을 극적으로 표현해왔던 강 감독이 그려낼 노년의 잔잔한 사랑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됐을지 관심거리다.
이해리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