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균 “집에 가서 나도 모르게, 슬픈 눈으로 아내를 봐”

입력 2015-03-10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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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와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속 김성균은 연기력 만큼이나 다소 재미난 외모로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12일 개봉하는 영화 ‘살인의뢰’에서는 “감정적으로 깊이 들어갔다”며 오로지 연기로만 승부했다. 스포츠동아DB

■ 영화 ‘살인의뢰’서 아내 잃은 남자 역|김성균

극중 캐릭터 몰입…현실과 혼동될 때도
주말엔 가정에 ‘올인’하는 평범한 가장
요즘 텃밭에 심을 만한 식물 찾기에 푹

배우 김성균(35)은 요즘 야생에서 자라나는 잡초 따위 식물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양평의 한 주택으로 이사하고 생긴 관심사다. “식물도감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매일 들여다본다”며 “날씨가 풀리면서 텃밭에 심을 만한 식물을 찾고 있다”고 했다.

김성균의 가족사랑은 유난하다. 여섯 살과 네 살 된 아들에 7월이면 셋째가 태어난다. 양평에 터를 잡은 것도 아이들을 위해서다. “요즘 곤드레나물밥을 만들고 솥에 붙은 누룽지까지 끓여먹는 맛이 대단하다”는 그는 “그래서 ‘살인의뢰’를 촬영하며 참, 많이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현실 속 일상과 지극히 동떨어진 상황을 연기하는 일은 배우의 숙명이다. 김성균은 만만치 않은 개성을 가진 인물들을 소화해왔지만 이번만큼은 현실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영화 ‘살인의뢰’에 출연한 김성균의 모습. 사진제공|미인픽쳐스


“집에 가서 나도 모르게 아내를 슬픈 눈으로 보게 되더라.”

12일 개봉하는 ‘살인의뢰’(감독 손용호·제작 미인픽쳐스)는 사형제 폐지에 대해 고민을 던지는 영화다. 연쇄살인마에게 아내를 잃은 남자를 연기한 김성균(작은 사진)은 충격적인 사건의 이전과 이후를 3년의 시간차를 두고 보여준다. 가정적인 은행원에서 복수를 위해 전부를 내던지는 극과 극의 모습은 2011년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부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이르기까지 예측불가능한 연기를 선보인 김성균을 통해 더욱 비극적으로 완성됐다.

“그동안 외모를 이용해 기능적으로 연기해온 측면이 많다. 이번엔 감정적으로 깊이 들어가야 했다.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하려면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해 공부하는 마음으로 했다.”

그만큼 몰입한 탓일까. 김성균은 “영화 속 일들이 마치 경험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다”고 했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불쑥불쑥, 난데없이 실제처럼 다가오기까지 했다.”

고달팠지만 영화가 끝나자, 고통스러운 느낌은 자연히 잊혀졌다. 생활은 또 그렇게 이어지고 있다. “친구 같은 아빠”라는 김성균은 아이들과 함께 지난해 경북 문경으로 서너 차례 캠핑을 다녀왔다. 평일엔 회사에, 주말엔 가정에 ‘올인’해야 하는 여느 가장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일상이다.

“한 번은 아이들과 갈 데가 마땅치 않아 경기도 남양주 종합촬영소에 갔다. 하하! 매번 촬영하러 갔던 일터다. 입장료 받던 여직원이 의아한 눈으로 우리 가족을 보더라. 아직 ‘군도’ 세트장이 남아 있어 아내에게 소개해줬다.”

가족 챙기는 것만큼 주변 사람에게 건네는 마음도 따뜻하다. 여전히 정우, 유연석 등 ‘응답하라 1994’ 출연진과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받고, 데뷔작이나 다름없는 ‘범죄와의 전쟁’으로 만난 하정우와도 신뢰가 돈독하다.

하정우의 연출작에 빠짐없이 출연한 점도 남다른 ‘의리’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성균은 “언젠가 (하)정우 형의 연출 세계를 더 많은 관객과 대중이 이해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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