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싹쓸이 승…그 뒤엔 유도훈 감독 있었다!

입력 2015-03-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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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훈 감독. 스포츠동아DB

챔프전 진출 간절함과 냉철함으로 승부
2차전 승리에도 “사실 진 경기” 채찍질

전자랜드 유도훈(48) 감독의 간절함과 냉철함이 시리즈를 지배하고 있다. 정규리그 3위 SK와 6위 전자랜드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월등한 전력을 지닌 SK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적지에서 벌어진 1·2차전을 쓸어 담았다. 역대 6강 PO에서 1·2차전을 독식한 팀은 모두 4강 PO에 올랐다.

2006~2007시즌 KT&G 사령탑으로 PO 무대를 처음 밟았던 유 감독에게 이번 PO는 개인 7번째 ‘봄농구’다. 5시즌 연속 전자랜드의 PO 진출을 이끈 그는 그동안 치른 4강 PO에선 3번 모두 좌절을 맛봤고, 6강 PO에선 2번 성공하고 3번 실패했다. 단 한번도 챔피언 결정전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렇기에 유 감독은 이번 PO를 앞두고 “챔프전 무대를 꼭 한번 밟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간절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러나 유 감독은 간절함과 더불어 냉철함도 갖추고 있다. 11일 2차전 승리 직후 “상대의 (종료 직전) 자유투 4개가 연달아 안 들어간 덕분에 이겼을 뿐”이라며 “오늘은 진 경기라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짜릿한 역전승을 이끈 주장 리카르도 포웰에 대해선 “공격보다도 리바운드를 우선시해야 한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기고도 졌다고 여기겠다는 냉철함, 자기만족 대신 끝까지 자신과 선수들을 채찍질하는 승부근성이 두드러졌다.

유 감독은 12일 “준비한대로 최선을 다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6강 PO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특출한 스타플레이어 한명 없이 6강 PO에서 SK와 ‘역대급’ 명승부를 펼치며 농구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는 전자랜드, 그 뒤에는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유 감독이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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