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 피더슨.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시범경기서 팀내 최다홈런·타점 기록
이디어 제치고 중견수 경쟁 우위 선점
작년 트리플A 30홈런-30도루 기록도
맷 켐프 SD 트레이드로 인한 우려 불식
아직 최종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2015년 LA 다저스의 주전 중견수 자리는 신예 작 피더슨(23)의 차지가 될 전망이다. 2차례 올스타로 선정되고 연봉도 1800만달러나 받는 안드레 이디어는 그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다. 오프시즌 동안 맷 켐프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시켰을 때 불거졌던 우려의 목소리는 이제 잠잠해졌다. 시범경기를 통해 공·수·주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피더슨이다.
● 스포츠맨 집안
피더슨은 1992년 4월 21일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3남1녀의 셋째로 태어났다. 어머니와 외조부모가 유태인이기 때문에 피더슨은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스라엘대표로 출전했다. 부친 스투는 무명의 야구선수였다. 1985시즌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8경기에 출전한 것이 메이저리그 경력의 전부다. 마이너리그에서 12년간 머물렀다.
피더슨의 형제들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큰 형 외에는 모두 스포츠맨이다. 퍼시픽대학을 나온 둘째 형 타이거는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2루수로 활약하다 최근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다. 막내인 여동생 제이시는 17세 이하 미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유망주다.
●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
고교 졸업반 때 타율 0.466, 출루율 0.577, 장타율 0.852, 도루 20개를 기록한 피더슨은 야구 최고 명문 USC(남캘리포니아대학)에 합격했지만, 2010년 신인드래프트 11라운드에서 지명한 다저스와 입단계약을 했다. 비록 11라운드에 호명됐지만, 60만달러의 파격적인 사이닝 보너스를 제시받았기 때문이었다.
입단 첫 해부터 피더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활약을 펼쳤다. 2011년 베이스볼아메리카 선정 루키 올스타, 2012년 다저스 구단 마이너리그 최우수선수(MVP), 2013년 베이스볼아메리카 선정 다저스 최고 유망주, 2014년 퍼시픽코스트리그 MVP 등을 휩쓸었다. 특히 지난해 수립한 ‘30홈런-30도루’는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 80년 만에 나온 것이었다. 4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남긴 기록은 타율 0.302, 출루율 0.405, 장타율 0.524, 84홈런, 113도루다.
● 빅리그 승격
지난해 9월 메이저리그 로스터 확장에 맞춰 피더슨은 빅리그 승격의 꿈을 이뤘다. 당시 돈 매팅리 감독은 “현재 다저스 로스터에서 최고의 중견수는 단연 피더슨”이라며 극찬했다. 그러나 빅리그의 장벽은 높기만 했다. 18경기에서 주로 대타로 기용돼 28타수 4안타만 기록해 거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야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 맛보는 좌절감이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다저스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켐프였다. 타율 0.309, 17홈런, 54타점으로 다저스의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최고 전성기였던 2011년의 모습을 되찾은 켐프를 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한 것은 바로 피더슨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피더슨은 시범경기에서 1일(한국시간)까지 0.368(57타수 21안타)의 고타율에 팀 내 최다홈런(6)과 최다타점(12)까지 올리고 있다. 아울러 완벽한 수비력까지 발휘해 다저스의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 제2의 마이크 트라웃
지역 라이벌 LA 에인절스의 중견수는 마이크 트라웃이다. 피더슨보다 한 해 앞선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5번으로 지명된 트라웃은 2011년 트리플A에서 타율 0.326, 11홈런, 38타점, 33도루를 기록하며 베이스볼아메리카 선정 마이너리그 MVP에 올랐고,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왕에 이어 지난 시즌에는 타율 0.287, 36홈런, 111타점으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하며 최고 타자로 공인 받았다.
피더슨이 좌투좌타라는 점을 빼고는 트라웃(우투우타)과 공통분모가 많다. 다저스는 피더슨이 정규시즌에서도 인상적 활약을 펼쳐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등극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 컵스의 괴물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 등 많은 경쟁자들이 있지만, 2012년 트라웃의 루키 시즌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 노력하는 천재
LA 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은 다저스 주전 중견수 경쟁에서 피더슨이 승리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매팅리 감독은 “아직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금까지 보여준 피더슨의 경기력이 매우 인상적이다”고 칭찬하고 있다. 마크 맥과이어 타격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고 있는 피더슨은 “현재 가장 중요한 점은 매일 경기장에 나와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다시는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년 연속 윈터리그를 뛰며 기량을 연마한 피더슨은 루키답게 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전에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일주일에 6일 동안 타격훈련에 매진했다. 가장 큰 약점은 삼진 비율. 지난 시즌 28타수에서 삼진은 무려 11개로 39%나 됐다. 트리플A에서도 삼진 비율은 33%(445타수 149삼진)에 달했다. 공격적 스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시범경기에선 20%대 초반(57타수 13삼진·23%)으로 삼진 비율을 낮추고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