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행 제2편]필리핀 북부 ‘리틀 보라카이’ 파굿풋

입력 2015-04-02 10:1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필리핀 파굿풋. 모두투어 제공

《필리핀 여행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보라카이, 세부와 같은 월드클래스급의 유명한 휴양지들이다. 하지만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곳은 따로 있는 법! 중세 라틴 마을의 로맨틱한 풍경과 오염되지 않은 필리핀 북부의 바다를 보며 온전한 휴식을 맛볼 수 있는 곳, 필리핀 북부 일로코스로 떠난다.》

필리핀 파굿풋. 모두투어 제공



파굿풋
파굿풋은 루손 섬의 북쪽 땅 끝에 있는 해안 마을이다. 바다 건너는 대만 땅인데 바다가 조용하면 대만의 닭 울음소리가 파굿풋까지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척이다. 마닐라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최대한 빨리 이동한다 해도 4시간 이상이 소요되고 직행버스로도 최소 10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멀고 긴 고행 길이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곳이지만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파굿풋으로 떠나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리틀 보라카이’와 ‘북쪽의 보라카이’라는 애칭 때문이다. 이 수식어는 더 이상 부연 설명이 필요치 않는다. 라왁에서 버스로 2시간.


-일몰의 대명사, 사우드 비치
피노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휴양지 1위로 꼽혔다는 파굿풋 해변. 오랜 세월 동안 산호가 부서지고 갈라져 생긴 하얀 백사장은 세계 3대 비치로 꼽히는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와 비견될 정도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코코넛 야자수가 길게 늘어선 사우드 비치, 호수 보다 더 평온한 마이라이라 비치, 황량한 매력의 판시안 비치가 파굿풋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다.

오후 늦게 파굿풋에 도착했다면 사우드 비치에서 하룻밤 묵어 가길 추천한다. 현지인들은 사우드 비치를 추천하며 “파굿풋 일몰의 목격자가 되라!”고 얘기한다. 해변은 어디에나 있고 해는 언제라도 떨어지기 때문에 우선은 마음을 내려놓고 주어진 시간을 즐기면 된다. 야자수 숲을 뚫고 나타난 바다, 그 너머에 붉은 기운이 구름 사이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하면 잠깐 사이로 변해 버린 세상에는 고요만이 남는다. 파굿풋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자유로운 트라이시클 데이 투어
필리핀 구석구석 어딜 가든지 볼 수 있는 것이 트라이시클이다. 오토바이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사람과 짐을 싣고 다닐 수 있는 트라이시클은 동남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트라이시클을 타고 파굿풋 1일 투어를 떠나본다. 트라이시클 안에 비치된 투어 안내표를 보고 가고 싶은 곳을 드라이버에게 얘기하면 된다. 투어의 일정은 크게 두 지역으로 나뉘는데 남쪽 코스와 북쪽 코스이다. 거리가 조금 있는 남쪽 코스는 필리핀에서 가장 높은 등대가 있어 탁 트인 해변의 전망을 볼 수 있다. 바로 보헤도르 등대 코스와 해변에 늘어선 풍력 발전기의 풍경이 근사한 필리핀 최대의 풍력 발전소로 가는 코스이다. 북쪽 코스에는 푸른 바다와 하늘 사이를 가르는 아름다운 해안 교량인 파타팟 고가교를 방문하는 코스와 매혹적인 바다 빛깔의 블루라군 코스가 있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여행자라면 남쪽 보다는 북쪽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트라이시클 기사에게 여행 시간을 알려 주고 코스를 일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북쪽 코스의 가격은 600페소로 정해져 있다.

필리핀의 다른 여행지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트라이시클 투어의 장점은 무한한 자유로움. 어느 곳에서나 설 수 있고 길이 허락한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일행이 없으니 여행 코스의 선택은 온전히 자신의 몫! 자연스럽게 트라이시클 드라이버는 개인 가이드가 되어 준다.

필리핀 파굿풋. 모두투어 제공



-일로코스 여행자들의 로망, 블루라군
블루라군의 해변은 보라카이와 달리 무척 아담하다.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한가롭고 여유롭다. 주로 유럽의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최근에는 바기오 등지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한국의 유학생들도 소문을 따라 자주 찾는 곳이 되었다.

사우드 비치에서 블루라군까지는 트라이시클을 타고 부지런히 달려도 30분 이상의 거리. 블루라군 입구의 마지막 언덕길을 힘겹게 오르면 사우드 비치와는 또 다른 작은 해변이 펼쳐진다. ‘마이라이라’라는 이름도 갖고 있는 블루라군이다. 일말의 미동도 느껴지지 않아 마치 큰 호수를 보는 듯하다. 정확히 어떤 빛깔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근원의 물빛과 하얗게 빛을 뿜고 있는 백색의 모래사장. 멀리서 바라봐도 또렷하게 전해지는 낙원의 황홀함이 바다를 모두 메우고도 남을 만한 풍경으로 자리한다. 특별히 이 천혜의 낙원으로 안착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짚 라인. 양쪽 높은 곳에 묶인 긴 로프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이 아찔한 액티비티인데 필리핀에서 가장 긴 코스로 유명하다. 하늘을 날아 바다를 건너는 특별하고 아찔한 1.2km의 비행. 블루라군에 안기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다.

해변을 바라보는 야트막한 산중턱에 위치한 리조트를 한 바퀴 산책하는 것도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50페소를 내면 대규모 휴양지 시설로 가득 찬 리조트를 둘러볼 수 있다. 건너편에서나마 멀리 흐릿하게 보이던 럭셔리한 풍경이 눈앞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필리핀 파굿풋. 모두투어 제공




Tip

1. 마닐라에서 라왁으로 떠나는 두 가지 방법!
필리핀 로컬 항공사인 필리핀에어라인과 세부퍼시픽에서 1일 1~2회 마닐라와 라왁 사이를 운행한다. 또한 마닐라에서 라왁까지 버스로도 이동할 수 있다. 지독한 마닐라의 교통 체증을 빠져 나오는 것이 관건이지만 대략 10~12시간이 걸린다.


2. 일로코스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들
파굿풋을 대표하는 음식은 단연 피낙벳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주라고 부르는 암팔라야와 가지와 비슷하게 생긴 따롱을 주재료로 볶아서 만드는 요리인 피낙벳은 씁쓰름한 맛 때문에 처음엔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건강에 좋기로 소문난 음식이다. 비간의 대표적인 음식은 바그넷과 롱가니사. 바그넷은 우리의 삼겹살과 비슷하지만 굽지 않고 기름에 튀겨낸 요리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롱가니사는 필리핀을 대표하는 명물 소시지로 닭고기, 소고기, 참치 등을 섞어서 만든 것이다. 피노이들의 아침 식사로 인기 있는 음식이다. 이외에도 엠파나다역시 이곳에서 맛 볼 수 있다. 엠파나다는 스페인식 파이 요리로 고기, 채소, 삶은 계란 등을 갈아 속을 넣고 튀김옷을 입혀서 튀겨낸 요리다. 열거한 음식들은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서는 다소 찾아보기 힘든 음식들로 일로코스에서 생산되는 대표 농산물들이 주재료로 사용된다.

<동아닷컴>

정리=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자료제공: 모두투어(www.modetour.com, 1544-5252)
취재·사진=김관수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