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선배님들 사인 좀 받아오래요.”
한화 신인투수 김민우(20·사진)는 5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한화 라커룸 앞을 서성거렸다. 손에는 공 3개와 사인펜을 가지고 있었다. 어머니가 김태균(33), 김경언(33), 권용관(39)의 사인을 받아오라고 부탁해 선배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민우는 마산 용마고 출신. 고교 시절 팔꿈치 뼛조각 수술과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1년을 유급하는 바람에 규정상 2015년 신인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2차 지명 1라운드로 한화에 지명된 유망주다. 한화 고졸신인으로는 유일하게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 선수단과 동행할 정도로 김성근 감독도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런데 NC전을 치르기 위해 모처럼 고향에 왔는데, 어머니가 사인볼 심부름을 시키더란다.
이때 권용관이 복도를 지나갔다. 김민우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선배님, 저희 어머니가 사인 좀 받아오라고 해서요”라며 사인펜과 공을 내밀었다. 권용관은 “내 사인을 어디다 쓰게”라며 웃더니 기자에게 “어머니가 나하고 두 살 차이밖에 안 난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김민우는 “맞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1974년생입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혹시 어머니는 NC 팬이 아닐까. 이에 대해 김민우는 “이제 열렬한 한화 팬이십니다”라며 큰소리로 말하더니 “아들도 이제 프로야구선수인데 제 사인은 ‘됐다’고 하시더라고요”라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마산|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