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 키워드로 본 영화…‘화장’·‘장수상회’

입력 2015-04-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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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장’-‘장수상회’(아래). 사진제공|명필름·빅픽쳐

좀처럼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제작 명필름)과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제작 빅픽쳐)가 9일 나란히 개봉한다. 이들 감독은 그동안 고집해온 색깔을 걷어내고 변화를 택했다. 두 영화를 ‘아삭(ASACC)’한 키워드로 파헤쳤다.


● 화장|(주연 안성기 김호정, 감독 임권택, 청소년관람불가)


연기(Acting) : 출연진 전부 연기에 관한한 명불허전. 심연까지 드러낸 안성기와 김호정의 앙상블이 임권택 감독과 만났을 때.

이야기(Story) : 원작 작가 김훈의 깊은 시선. 아픈 아내, 젊은 여자를 마음에 둔 남편. 이 단순한 문장 안에 숨은 인간사.

연상(Association) : 그 어떤 영화도, 출연 배우를 대체할 그 어떤 연기자도, 떠오르지 않는 게 ‘화장’의 최대 강점.

창의력(Creativity) : ‘서사’보다 ‘심리’에 집중한 탓에 초반 집중력을 잃는다면 지루함에 빠질 위험이.

완성도(Completeness) : 호흡 빠른 ‘최종병기 활’ ‘설국열차’를 만든 편집감독의 참여. 그 시도 자체로 ‘새로운’ 임권택을 만날 수 있다.


● 장수상회|(주연 박근형 윤여정, 감독 강제규, 12세 관람가)

연기(Acting) : 75세인 배우 박근형에게서 풍기는 ‘로맨티시스트’의 향기. 심지어 함께 한 엑소의 찬열까지도 압도한다.

이야기(Story) : 잔잔한 휴먼 드라마로 보이지만, 막판 반전은 ‘식스센스’ 그 이상. 반전과 동시에 터지는 눈물의 조건 반사도 상당하다.

연상(Association) : 노년의 사랑과 죽음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향기가. 때론 영화보다 현실을 그린 다큐가 더 극적이다.

창의력(Creativity) : 원래 감동과 눈물은 다소 ‘뻔한’ 이야기에서 찾아오는 법. 그것을 ‘공감’이라고 부른다.

완성도(Completeness) : 전쟁 블록버스터에 집중해온 감독의 20여 년의 시간을 기억하자. 작고 소박한 이야기를 다루는 다소 어색한 손길.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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