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말로만 ‘열심히’라고?”…진정성 느껴진 달샤벳의 ‘열심’

입력 2015-04-16 0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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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가수들이 데뷔 혹은 컴백을 하게 되면 가장 많이 입에 올리는 단어가 바로 '열심히'이다. "열심히 준비했다", "열심히 연습했다", "열심히 활동하겠다" 등의 말은 그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하게 입에 올리며, 듣는 사람도 그저 하나의 인삿말정도로 (사실 꼭 가수가 아닌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받아들이곤 한다.

사실 이 '열심히'라는 단어는 그 기준이 상당히 모호한 개념으로, 스스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옆에서 볼 때는 적당히 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반대로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하지만 주위에서는 '그만하면 열심히 했다'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이처럼 지극히 상대적이고 모호한 '열심히'이지만 적어도 '조커 이즈 얼라이브' 쇼케이스에서 보여준 달샤벳의 모습은 '열심히 한다'라는 평가를 내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15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달샤벳의 8번째 미니앨범 '조커 이즈 얼라이브'의 쇼케이스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조커 이즈 얼라이브’의 타이틀곡 ‘조커’의 무대가 연속해서 두 번 진행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프레스 쇼케이스에서는 뮤직비디오 상영과 무대공연까지 2회에 걸쳐 타이틀곡을 선보이는 게 대부분으로, 이날 달샤벳은 뮤직비디오 상영까지 포함해 총 세 번의 '조커'를 취재진에게 선보였다.

우측 하단 노란 테두리 안의 검은 물체가 문제의 스피커. 보다 완벽한 무대와 취재환경을 위해 달샤벳 멤버들은 예정에 없던 퍼포먼스를 연속해서 펼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물론 달샤벳이 아무런 이유 없이 연속으로 두 번의 공연을 펼친 것은 아니다. 이날 무대의 전면에는 달샤벳의 라이브를 위해 두 대의 스피커가 설치돼 있었고, 이 스피커가 일부 사진기자의 시야를 제한하자 이를 무대 아래로 내려달라는 요청이 발생했다.

하지만 연출팀에서는 라이브 무대를 위해 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이에 소속사가 내놓은 대책이 라이브 무대 후 스피커를 치우고 AR 무대를 한 번 더 펼치는 것이었다.

물론 AR무대인데다가, 좋은 사진이 많이 나오는 게 달샤벳에게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긴장되는 1년 3개월 만의 컴백 쇼케이스에서 전혀 예정에 없던 퍼포먼스를 연달아서 한 번 더 해야 하는 상황은 달샤벳 멤버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달샤벳 멤버들은 전혀 힘들거나 당황한 내색 없이 다시 한 번 무대를 펼치며 자신들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냈다.

우측 하단 노란 테두리 안의 검은 물체가 문제의 스피커. 보다 완벽한 무대와 취재환경을 위해 달샤벳 멤버들은 예정에 없던 퍼포먼스를 연속해서 펼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진풍경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무대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지자 멤버들은 일제히 테이블 위에 메모지와 펜을 꺼내들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아 적기 시작했다.

많은 취재진이 모이는 프레스 쇼케이스의 특성상 여러 개의 질문을 동시에 내놓는 기자들도 많으며, 이 경우 앞선 질문의 내용을 잊어버려 진행자가 다시 말해주거나 기자에게 되묻는 상황도 종종 발생하는 편이다.

메모지와 펜은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대책으로, 간단해 보이지만 이 역시도 그동안 다른 쇼케이스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ㄹ이날 쇼케이스에서 달샤벳의 멤버들은 전원이 메모지와 펜을 준비해 질문을 받아 적었다. 작지만 쉽지 않은 실천으로, 질문자에 대한 성의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밖에도 달샤벳 멤버들은 공식적인 포토타임과 무대가 모두 마무리 됐어도 쇼케이스 내내 취재진에 집중하며 사진이 촬영될 때마다 포즈를 취하거나 인사를 건네는 등 열과 성의를 다했다.

달샤벳 역시 여느 가수들처럼 이날 쇼케이스에서 ‘열심히’라는 단어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그리고 이날 달샤벳에게서는 이 ‘열심히’가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고,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혹자는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취재진 앞에서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거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달샤벳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이런 비난은 달샤벳에게 맞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샤벳은 데뷔이래 총 8장의 미니앨범과 1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했고, 싱글이나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에 대해 수빈은 최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물론 타이틀곡 외에 수록곡들은 잘 알려지지 않고 묻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아깝기도 하다. 하지만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 (팬들을 위한)성의라고 생각한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어떻게 보면 미련하다고 할 정도로 우직하고 정직한 행보를 걷고 있는 달샤벳이지만 이런 한결같은 정성과 노력이 5년차에 접어들어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음 두말할 나위도 없다.

두 번째 무대 역시 첫 무대와 똑같이 최선을 다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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