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장수상회’ 강제규 감독 “왜 박근형-윤여정이었냐고?”

입력 2015-04-27 0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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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강제규 감독이 영화 ‘장수상회’의 캐스팅에 대해 언급했다.

강 감독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장수상회’ 관련 인터뷰에서 박근형과 윤여정부터 엑소 찬열까지 30여명에 달하는 배우들의 열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박근형 윤여정 선생님의 경우 있는 것과 만들어진 것은 한계가 있다. 두 분의 얼굴에는 살아온 인생과 시간이 고스란히 있더라”며 “젊은 연기자들이 가질 수 없는 연륜과 인생이 곳곳에 배어 있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극 중 박근형과 윤여정은 70대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성칠과 금님을 각각 연기했다. 강제규 감독은 많고 많은 노배우들 중 왜 굳이 이들을 선택했을까.

강 감독은 “두 사람 모두 매력적인 배우다. 그러나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보여주지 않은 이면이 있다”며 “성칠의 경우 박근형 선생님의 소년 같이 수줍어하거나 아이 같이 장난스러운 모습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금님을 연기한 윤여정도 마찬가지. 그는 이어 “윤여정 선생님의 깐깐하고 도회적인 모습은 많이 봤으나 꽃집 주인인 금님에 어울릴만한 소녀 같은 풋풋함 귀여움 발랄함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더라”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그런 모습을 상상만 해도 유쾌해지더라. 성칠과 금님의 이면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훌륭한 배우들이기 때문에 캐스팅했다. 관객들도 나처럼 흥미로워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룹 엑소의 멤버이자 ‘장수상회’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찬열의 캐스팅 과정을 전하기도 했다.

“TV를 잘 안 보기 때문에 잘 모를 때가 종종 있어요. 그리고 캐스팅할 때는 배우의 느낌이나 오디션 내용만 가지고 판단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정보를 가지고 캐스팅하면 객관성을 잃을 수 있으니까 세부적인 정보를 저에게 일부러 안 주거든요. 찬열의 경우 캐스팅을 결정한 후에 조감독이 얘기해주더라고요. 엑소 멤버인지도 몰랐는데 정말 창피하네요. 하하.”

그의 말대로 강 감독은 찬열에 대한 사전 정보 일절 없이 캐스팅했다. 그 이유는 오로지 ‘민성’ 역에 맞는 느낌 하나였다.

그는 “오디션 클립으로 찬열을 촬영한 영상을 봤다. 자기소개를 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 위주였다”며 “그를 보니 내가 생각한 ‘민성’ 이미지와 딱 맞더라. 특히 해맑은 미소와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고 칭찬했다.

영화에는 이들 외에도 조진웅 한지민 김정태 황우슬혜 이준혁 김재화 문가영 배호근 남명렬 등이 출연한다. 비중 있는 주연과 감초 같은 조연들이 어느 역 하나 크게 튀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수장 강제규 감독이었다.

강 감독은 “‘장수상회’는 성칠과 금님의 이야기지만 더 크게 보자면 이들을 감싸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총 38명이 나오는데 한 마디씩만 해도 대사가 38개인 셈”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모두가 흐름에 지장 없이 감초처럼 잘 버무려져야 했다. 시나리오부터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인물의 감정과 교감의 선이 과잉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맞춰가는 게 중요했다”며 “사람이 많으니까 찍어놓은 양도 많더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장수상회’는 ‘성칠’과 ‘금님’ 그리고 이들을 응원하는 가족과 동네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감동 드라마다.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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