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더러버’ 이재준 “전도연 선배와 커플연기 하는 게 꿈”

입력 2015-04-28 17:3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재준은 “여러배우들의 장점을 배우고 그걸 다 취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로서 이제 막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이재준은 순백의 모습에 가까웠다. 많은 대화를 나눠보니 풋내가 나고 어설프기도 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다. 많은 것들을 채워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색을 덧씌워도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그런 말을 많이 들어요. 아직 저만의 캐릭터가 안 잡힌 이유겠지만, 연기뿐 아니라 신체적인 변화에 따라서도 제 모습이 많이 바뀌나 봐요. 그래서 조금만 변화를 줘도 잘 못알아 보더라고요. 배우로서는 다양한 면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은점이라 생각해요.”

이재준은 지난해 퀴어영화 ‘야간비행’으로 주목받았고 현재 Mnet 19금 동거드라마 ‘더러버’(극본 김민석, 연출 김태은)에서 이준재 역을 맡아 타쿠야와 브로맨스를 선보이며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파격적인 소재인 만큼 배역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을 터. 자칫 이미지가 고착화 될까 우려했을 법도 한데 이재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야간비행’에선 동성애보다는 외로움을 더 많이 표현하려고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고, ‘더러버’에서는 오히려 야간비행 덕을 많이 봤어요. 한번 해봤기 때문에 몸이 좀 더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거 같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상대가 남자배우든 여자배우든 케미가 좋다는 건 배우로서 장점이니까요”

‘남남커플’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별로 없었다는 이재준이지만 2화에서 ‘야동준재’를 탄생시킨 장면을 찍을 때는 민망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귀가 빨개졌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귀가 뜨겁다고 느껴본 것 같아요. 근데 어설프게 하니까 이도저도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열심히 한 것 같아요. 막상 끝나니까 ‘더 적극적으로 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어 좀 아쉬웠어요”(웃음)

이재준은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타쿠야에 대해서는 호흡이 잘 맞는 동생이라면서 만족스러운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두 사람 모두 연기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서로 보완하면서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타쿠야가 일본인이라 한국말을 잘할지 몰랐는데 생각보다 한국말을 되게 잘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는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또 선배나 나이 많은 분이 아닌 동생이랑 촬영하는 게 처음이라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더러버’에 등장하는 4커플 중 연상연하 커플 연기에 욕심이 났다는 이재준은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여배우로 전도연을 꼽았다.

“전도연 선배님이 출연하신 작품은 다 재밌게 봤어요. 연기가 아니라 평소 얘기하는 것만 봐도 아우라가 엄청난 것 같아요. 연상연하 커플로 함께 연기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이어 “요즘엔 오히려 묵직하게 연상녀를 리드하는 연하남이 대세”라며 “오빠같은 연하남을 표현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188cm의 훌륭한 기럭지를 자랑하는 이재준은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모델로도 활동한 조금은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 꿈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어요. 외고 진학 준비를 했었고요. 그랬는데 키가 크니까 주변에서 ‘이쪽 일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추천을 많이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됐죠.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반대하셨어요. 예고에 입학하면 허락해주신다고 해서 시험을 봤고 운이 좋게 붙었어요.”

예고에 진학한 이재준은 무용수를 꿈꿨다. 무용학과에 진학해 꿈을 펼칠 무렵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모델일을 하게 됐다.

“모델 활동을 시작하니까 여러 엔터테인먼트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고 주위에서 모델보단 배우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결국 연기자의 길에 들어서게 됐죠”

무용수와 모델로서의 경험이 연기하는데 큰 자양분이 됐다고 말한 이재준은 “무용과 모델 활동을 하며 배운 표현력과 유연성이 연기에 영향을 준다”며 “카메라 앞에서 굳지 않고 좀 더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제 겨우 배우 3년차로 한조각 한조각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이재준. 아직은 하고 싶은 역할보다는 ‘해야 할 역’이 많다고 강조했다.

“우선 ‘더러버’를 아름답게 마치는게 목표예요. 그리고 올해 안에 새로운 작품을 하고 싶어요. 사극이나 액션이나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가지를 해보면서 스스로 배우의 모습을 찾아가고 싶어요. 쉼 없이 달리면서 더 많은 모습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