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친 조동화, 4번 친 하루

입력 2015-05-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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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조동화가 5일 사직 롯데전에서 4회초 이정민을 상대로 초구를 받아쳐 시즌 1호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조동화는 데뷔 후 개인 1경기 최다인 4안타와 3도루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사직|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IA전 2번 타순 출전…개인 최다 4안타 타이

SK 조동화(34)의 운수 좋은 날.

SK 김용희 감독은 5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김경기 수석코치를 잠깐 만난 뒤 기자들을 보자마자 한숨을 쉬었다. “이명기가 머리가 어지럽다네.”

이명기가 2일 광주 KIA전에서 헬멧에 사구를 맞은 후유증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당초 이날 선발출장 예정이던 이명기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조동화를 2번타자로 기용했다. 고육지책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것이 기막힌 전화위복이 됐다. 조동화는 롯데 선발 이상화를 상대로 1회초 1사 후에 등장한 첫 타석 풀카운트(3B-2S)에서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이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롯데 포수 강민호의 송구 에러를 틈타 3루까지 달렸다. 이에 흔들린 이상화는 2사 1·3루에서 SK 5번 이재원에게 치명적인 3점홈런을 맞고 흐름을 잃었다.

조동화는 2회 1타점 중전 적시타에 이어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이정민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시즌 1호 홈런(우월 솔로)을 터뜨렸다. 5회 볼넷에 이어 9회 중전안타를 터뜨려 프로 데뷔 후 1경기 개인 최다안타(4안타)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조동화의 4안타 경기는 2014년 5월 17일 대전 한화전 이후 처음. 도루도 3개(1·2·7회) 성공했는데, 이 역시 개인 1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중견수 수비에서도 조동화는 5회 1사 1루에서 강민호의 중월 2루타성 타구를 캐치해 선발투수 채병용의 시즌 3승(1패)을 도왔다. 밴와트의 부상 탓에 불펜에서 선발로 일시 전환한 ‘스윙맨’ 채병용은 앞으로 선발 정착이 유력해졌다.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의 활약으로 SK의 11-4 승리를 이끈 조동화는 “용병 브라운보다 도루 숫자가 적어 오늘은 작심하고 뛰었다. 홈런은 김무관 타격코치의 조언을 따라서 초구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맞는 순간 감이 왔다”고 말했다.

SK가 추구한 ‘뛰는 야구’가 잘 안 된 데 대해 주장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SK는 이날 무려 도루 5개를 성공했다. 상대 선발투수 이상화의 다소 늦은 슬라이드 스텝을 파고들어 얻어낸 승리였다. SK 감독이 돼 고향 부산에 금의환향한 김 감독에게도 뜻 깊은 1승을 선물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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