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의 여기는 칸] ‘마돈나’ 서영희 “더 발전해 오겠다는 결심 이뤘다”

입력 2015-05-22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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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소현, 서영희, 김영민(왼쪽부터)이 20일 오후(한국시간)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마돈나’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무거운 역할·힘든 이야기 피할 생각 없어”
신인 권소현도 “살 더 찌울 걸” 연기 열정

비교대상을 찾기 어렵다. 배우 서영희(35)와 신예 권소현(28)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대범한 에너지로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상영된 ‘마돈나’를 통해서다. 영화는 성녀와 창녀, 그 중의의 의미를 지닌 제목처럼 사회와 권력에 유린당한 여자와 그의 과거를 추적하는 또 다른 여자의 이야기다. 이를 연기한 서영희와 권소현은 영화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 서영희 “지쳐있을 때마다 칸 초청 낭보”

2010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칸을 경험한 서영희는 “더 발전해 이 곳에 다시 오겠다는 결심을 이뤘다”고 반겼다.

상업영화와 저예산 독립영화를 오가며 활약해온 그는 이번에는 비밀을 감춘 간호사로 나섰다. 삶에 의욕 없는 무채색의 인물이다. 대사도 거의 없다.

“죽고 싶지만 다들 죽지 못해 산다고들 하지 않나. 내가 연기한 캐릭터도 비슷하다. 그동안 경험 중에 가장 잔인한 장면을 소화했다. 왜 우울하고 피해자 같은 역할만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마돈나’를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은 서영희는 망설이지 않았다. 새로운 개성으로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라고 직감했다.

“무거운 역할, 힘든 이야기를 피할 생각은 없다. 관객이 나를 인정하기 시작한 영화 장르도 대부분 어둡지 않나. 내게 그 몫이 있어 다행이다.”

● 권소현 “칸 국제영화제는 인생의 전환점”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권소현은 올해 한국영화에서 가장 값진 ‘발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조연으로 활약한 그가 ‘마돈나’를 통해 전에 볼 수 없던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외톨이로 폭식증에 시달리는 거구의 여성을 표현한 그는 “살을 더 찌울 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했다. 영화 속 모습과 달리 지금은 체중 14kg을 감량했다.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결정을 하면 직진하는 편이다. 뮤지컬에서는 주로 관객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했다. 광대 같은 역할이다. 긴 호흡의 연기를 원했고 ‘마돈나’를 만났다.”

데뷔작으로 칸까지 온 그는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면서 “시나리오를 읽고 많이 울었다. 영화는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 작업이란 것도 알았다. 대충 연기하고 싶지 않다”며 새로운 결심을 다졌다.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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