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이트 거대 자금라인 있다는 뜻”

입력 2015-05-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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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혐의로 남자프로농구 KGC 전창진 감독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27일에는 4200억원의 천문학적 돈이 오간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적발되는 등 불법 스포츠 도박이 계속해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선 불법도박 확산방지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스포츠동아DB

■ 강석구 한국형사정책硏 연구원의 분석

전 감독 ‘3억 불법베팅 혐의’ 사실이라면
신용도 굉장히 높고 판돈 규모 크다는 뜻
온라인서 전문범죄조직 생겨날 가능성도

강석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원은 25일 터진 남자프로농구 KGC 전창진(52) 감독의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혐의 소식에 대해 “나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 분야를 공부한 학자인 그로서도 이례적 케이스였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라는 생각에 납득이 안됐다”고 밝혔다. 불법 베팅을 통해 돈을 딸 수 있다는 발상이 워낙 의외였다는 것이다. 스포츠동아는 27일 강 연구원을 통해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이 왜 이다지도 어려운지 들어봤다.


-불법 스포츠 도박 근절이 왜 이렇게 힘든가.

“불법 도박은 접근성이 용이하다. 불법 사이트나 어플 수가 엄청나다. 전창진 감독이 혐의를 받는 것은 음해를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니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맞다면 이해가 잘 안 간다. 3억원이라는 돈을 불법 사이트에 베팅하고, 따서 받아갔다면 불법이 굉장히 탄탄한 자금 라인을 갖고 있다는 해석이 될 수밖에 없어서 놀랐다. 합법 못지않은 금융 시스템을 갖췄다는 증거일 수 있다. 3억원을 베팅할 만큼 신용도도 굉장히 높은 것이고, 판돈 규모도 굉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근절할 수 있을까.

“근절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적어도 오프라인(눈에 보이는 곳)에선 근절을 시키도록 해야 한다.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도 경기 관람문화를 활성화시키는 쪽에 중점을 둬야 한다. 베팅은 활력소나 양념이 돼야 한다. 외국이 그렇다.”


-외국의 사례는 어떤가.

“미국은 불법 도박에 엄하다. 유럽도 승부조작과 관련한 사건들은 굉장히 많다. 다만 합법적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승부조작이 대부분이다. 불법은 돈을 받기도 힘들고, 받아도 함부로 쓸 수 없을 테니까 그렇다.”


-온라인 불법 도박은 적발이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못 쫓아간다.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도 나름 경쟁이 치열하다. 조직폭력배도 이 안에선 도태될 수 있다. 이용자가 사용이 편리하고, 믿을 수 있어야 되니까 그렇다. 과거 바다이야기는 조폭들이 많이 했지만, 불법 도박 사이트나 어플은 폭력조직보다 전문 범죄조직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얼마나 많은 불법 사이트와 어플이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웃음). 제작비도 얼마 안 들고, 걸리면 바꾸면 되니까 우리나라 차원에서만 상대하기 불가능할지 모른다.”


-선수나 감독에게 강력한 철퇴를 가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이미 강력하게 가하고 있다. 전 세계가 마찬가지다. 경기의 공정성이 걸려 있다. 짜고 치는 경기가 되면 그 리그를 누가 가서 보겠나? 자기가 아무리 돈이 급해도 함께 땀을 흘린 동료, 선·후배의 텃밭을 훼손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자성이 필요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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