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 산악승마, 빗장이 열린다

입력 2015-05-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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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이 해발 1000m의 강원도 정선 ‘하이원 하늘길’에서 산악승마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강원랜드

산림청·마사회 산악승마 활성화 업무협약
국유림 활용…2017년까지 테마 임도 확대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영화 ‘호스 위스퍼러’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 여주인공은 식구들 몰래 집을 나와 마구간으로 향한다. 그녀의 애마인 ‘필그림’을 타고 대 자연을 누비기 위해서다. 눈이 쌓은 자연 속에서 산악승마를 하는 그녀의 표정은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 보인다. 산악승마는 엔도르핀 그 자체다.

산악승마는 말을 타고 숲에서 자연경관을 즐기는 새로운 익스트림 생활레포츠다. 미국이나 일본에선 이미 생활레포츠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경우 1천여 개의 산악승마 트레일이 조성돼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보전산지에 승마시설 조성을 할 수 없게 법으로 규정돼 있다.

산악승마가 대중화되면 승마 지도나 말 조련 등 관련 전문업이 활성화돼 고용창출은 물론 말 산업에도 활력을 준다. 우리나라 승마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갇힌 마장을 벗어나 자연경관을 즐기고자 하는 외승 수요가 늘고 있다.

산악승마 활성화를 위한 첫 걸음은 산악승마 시설에 대한 산지규제를 완화하는 법 제정이다. 또한 산림 내 인프라 구축이나 말 사육농가의 육성, 승용마 조련 등이 뒤따라야 한다.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산악승마가 더욱 대중화 될 전망이다. 지난 27일 산림청과 한국마사회가 손잡고 산악승마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업무협약에 따르면 먼저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은 올해 안에 산지 내 승마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산악 승마시설의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산지관리법령과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또한 산악승마를 위해 임도나 국유림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약 21km의 임도가 산악 승마에 활용 중이나 오는 2017년까지 300km까지 테마 임도를 확대해 산악 승마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국유림에 대해서도 산악 승마 인프라나 수요가 있는 지역은 ‘국민의 숲’으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간이 마사 등 관련 시설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축산발전기금’을 통한 말 산업 육성사업 지원 대상에 산악승마시설을 포함할 수 있도록 예산확보와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는 공공·민간의 산악승마코스 등 산악승마시설 조성을 위해 자금집행을 수행한다. 또 산악승마시설 조성을 위한 지자체나 말 사육농가 등 민간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한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갇힌 마장을 벗어나 말 위에서 자연경관을 즐기는 산악승마 저변이 확대되고, 지역관광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한국마사회가 함께 노력해 산악승마가 승마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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