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엽 “달달한 러브송…앨범 만들며 상상연애 했죠”

입력 2015-05-29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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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엽은 3집 ‘메리 고 라운드’를 녹음하며 약 20년간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그는 “담배를 끊었더니 음이 반 키는 올라가더라”며 웃었다. 사진제공|산타뮤직

■ 3집 ‘메리 고 라운드’ 낸 가수 정엽


해왔던 사랑·하고 싶었던 사랑…총 10곡
흥겨운 재즈풍 음악으로 연애의 환희 표현
“사람은 결국 사랑의 추억으로 살지 않나요”


정엽(안정엽·38)은 연애세포의 분열·증식이 활발한 사람이다. 그는 “데뷔 이후 연애를 별로 쉬어본 적 없고, 여자친구가 없는 상황이 어색할 정도로” 꾸준히 연애를 해왔다. 또 “항상 일보다 사랑이 먼저다. 일할 게 있어도 데이트 시간이 겹치면 데이트를 선택”한다. 연애에 “올인하는 스타일”이다.

자신이 “리드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스타일”일 만큼 연애감정에 충실하고 적극적이지만, 평소 사람을 만나는 ‘울타리’의 크기는 작다. “사람들 잘 안 만나고, 만나는 폭이 좁다”는 그는 해군 홍보단에서 인연을 맺은 음악동료들을 만날 뿐 다른 연예인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전화통화도 거의 하지 않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연애는 끊임없었다. 상대는 그 “몇 안 되는 지인들”의 ‘지인’들이다. 누군가를 한 번 만나면 오래 만났고, 음반 재킷에 여자친구의 이름을 담는 등 ‘연애 중’이라는 “표를 내기도” 했다.

이렇게 ‘사랑꾼’인 그가 2년 넘게 “연애를 쉬고” 있다. 2013년 2집을 낼 무렵 헤어진 이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못해 연애세포도 잠시 증식을 멈췄다. 과거 여자친구가 ‘지인들의 지인’이이서 안부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서른이 되기 전에는 ‘서른둘이면 결혼을 했겠다’ 싶었는데, 벌써 서른아홉이 됐다. 부모님은 음악을 그만두라고 하신다. 그러면 결혼을 빨리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는 것 같다. 사는 게 그런 게 아닌데….”

정엽에게 사랑은, 하늘의 이 편과 저 편을 잇는 무지개처럼 길지만, 이별은 짧은 순간에 이뤄진다. 정엽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헤어지기도 했고, 사랑의 감정이 식어 친구사이로 변하기도 했다. 이별의 이유는 다양했다. “감정에 충실히 사랑을 하고 이별을 했다.”

3집 ‘메리 고 라운드’는 사랑의 공백 상태에서 만들어졌다. 연애를 쉬지 않았던 그였기에 이번 작품에는 지독한 외로움이 빚어낸 음악이 담겼을 거라 예상됐지만, 반대로 낭만의 감성이 앨범을 지배한다.

정엽은 ‘상상연애’를 했다. 자신이 만나고 싶은 매력 있는 상대를 상상했고, 또 사랑에 빠진 기분을 떠올리며 3집 수록곡을 모두 작사, 작곡했다. 사운드 역시 부드러우면서도 흥겨운 재즈풍의 달콤한 소리로 연애의 환희를 표현했다. 남자에게 사랑은 기쁨 아니면 슬픔이다. 3집 타이틀곡은 ‘마이 밸런타인’과 ‘아일랜드’ 두 곡이다. 밝고 따뜻함과 슬픈 멜로디를 각각 지녔다. ‘마이 스타일’ ‘회전목마’ 등 다른 곡들도 그가 “해왔던 사랑”이거나 “하고 싶었던 사랑”이다.

사랑은 언제나 추억을 남긴다. 정엽의 음악은 사랑의 경험에서 나온다. 그가 사랑을 하는 한 낭만의 음악, 이별의 음악도 계속될 것이다.

“남자의 흥망성쇠는 여자에 달린 것 같다. 하하. 사람은 결국 사랑의 추억으로 살지 않겠나. 앞으로 또 누군가를 만나겠지만, 지난날 연애를 추억하면 좋은 일 아닌가.”

그동안 “오래 대중매체와 떨어져 있었던”는 그는 이번엔 활발한 방송 활동을 예고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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