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총회 연기 주장…FIFA 강행 계획
총회 강행될 경우 블래터 회장 재선 유력
전·현직 국제축구연맹(FIFA) 고위 임원들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체포된 가운데 29일(한국시간) 열리는 FIFA 총회에 시선이 모아진다. 이번 총회에선 FIFA 회장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제프 블래터(79) 현 회장은 재선을 위해 출마했다. 당선이 유력하다는 설이 파다한 가운데, 유럽축구연맹(UEFA)은 27일 “회장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전·현직 FIFA 집행위원들의 부정과 부패가 드러났고, 블래터 회장의 연루 가능성도 있는 만큼 선거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IFA는 이에 아랑곳없이 회장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상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UEFA가 단체 행동을 결정할 경우 총회 자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UEFA뿐 아니라 다른 대륙연맹이 가세하면 그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FIFA의 의지대로 선거가 치러지면 블래터 회장의 재선이 유력해 보인다. 블래터 회장이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의 지지를 약속받았다는 정황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AFC는 28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FIFA 회장 선거 연기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9개 FIFA 가맹국 중 AFC(46개국)와 CAF(54개)에 속한 국가들이 약속대로 블래터 회장을 지지하면, 과반 득표는 무난할 전망이다.
UEFA 등 반 블래터 진영은 “체포된 FIFA 집행위원들의 조사를 통해 더 많은 관련자들이 나올 수 있는 만큼 FIFA 회장 선거를 최대 6개월까지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현 상황을 책임지는 뜻에서 블래터 회장이 사임해야 한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FIFA의 거대 스폰서들은 이번 사건에 유감을 표시하며 “FIFA의 투명성과 신뢰 회복을 요구한다”고 은근히 압박했다. 많은 국제축구계 인사들도 “FIFA 회장 선거 연기뿐 아니라 2018·2022월드컵 개최지도 다시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퇴양난에 빠진 블래터 회장과 FIFA의 선택이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