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서 “사람들이 몰라본다? 아직 기회가 있다는 뜻”

입력 2015-05-29 09:1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인터뷰] 김민서 “사람들이 몰라본다? 아직 기회가 있다는 뜻”

MBC 주말 드라마 '장밋빛 연인들'은 많은 배우의 연기 변신이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시크릿의 멤버인 한선화가 주말 드라마 주연을 맡아 성공을 거뒀고 뮤지컬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한지상이 능청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런 가운데 또 한 명의 배우 역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언제나 차갑고 도도한 도시 여자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던 김민서가 수련 역으로 분해 청순하면서도 당찬 여인을 연기한 것.

"의상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이전에는 화려한 원색이나 몸에 달라붙는 의상을 입어서 강한 성격을 드러냈는데 이번에는 클래식하는 분들이 자주 입는 레이스나 셔링 장식처럼 여성스러운 의상 위주로 입었어요."

이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바꾼 김민서의 도전은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수련에게서 '해를 품은 달' 속 중전이나 '굿닥터' 속 모습을 매칭시키는 시청자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드라마 속 수련의 이야기는 너무나 기구한 장미의 사연에 묻히고 말았다.

"분명히 수련의 이야기가 빨리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이미 초반에 마음의 정리를 끝낸 상태였어요. 처음부터 수련의 성격적인 면이 좋아서 이 작품을 선택했으니까요. 촬영 전에 제가 아는 방향하고 다른 쪽으로 수정이 됐지만 이후부터는 작가님의 결정을 믿고 따랐죠."

배우가 자신의 캐릭터를 드라마에서 마음껏 보여주지 못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있을까. 그러나 그는 드라마가 절대 한 사람이 잘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기에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냈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소득은 있었다. 처음으로 사랑하는 연기를 했었다는 것.

"원래대로 스토리가 진행됐다면 아마 수련의 이야기가 더 부각됐을 거에요. 그래도 돌이켜 보니 제가 처음으로 서로 사랑하는 연기를 해봤는 걸 깨달았어요. 서로의 호흡이요? 이런 연기가 처음이라 '이 정도면 됐다'는 기준치도 없었죠."


김민서는 이렇게 좌충우돌하며 청순가련형 캐릭터도 소화가 가능한 배우라는 걸 보여줬다. 그는 어떤 드라마에선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는 악역이 되고, 이 작품에선 꼬일대로 꼬인 스토리 안에서 유일하게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사는 선한 캐릭터가 되어보기도 했다.

"둘 중에 뭐가 더 편하냐고요? 착한 캐릭터가 연기하기 편해요. 못된 역을 하면 계속 속에다가 악감정을 품어야 하고 연기를 위해 제가 화가 나는 이유를 일부러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악역들이 항상 울고 소리를 지르잖아요. 그게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굉장히 힘들어요."

젊은 여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이 불쑥 불쑥 올라오는 이 때 김민서만은 꾸준히 이런 논란 없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그럼에도 대중들이 여전히 김민서의 이름 석 자를 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잘 생각해 본 적이 없긴 하지만 항상 '걔가 얘였어?'이런 반응이에요. 아무래도 작품마다 시대를 오고가서 그럴 수도 있죠. 캐릭터가 바뀔 다마다 저를 너무 다르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대중들에게 깊게 기억되지 못하는 것이 고민스러울 법 하지만 정작 김민서는 초연한 반응이다. 그는 이런 시큰둥한 반응을 '기회'라고 표현했다.

"아직까지 김민서라는 배우의 색깔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의미니까요. 이건 제게 분명히 기회가 남아는 거라고 생각해요. 언제일지는 몰라도 제가 딱 맞아 떨어지고 작품 안에서 빛날 수 있는 캐릭터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경험해서 얻은 진주알들을 차례대로 꿰어봐야 할 차례죠."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