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집중분석] ‘혜리 vs 두준’, 편의점 도시락 식샤를 합시다

입력 2015-06-0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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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1인 가구 시대이다. 굳이 국내 1인 가구 비율이 지난해 26%에 달했고, 이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통계 수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금세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영업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제조 판매되던 대부분의 제품들이 점점 소형화, 간편화 되고 있으며, 특히 ‘혼자 먹을 수 있는 식사 상품’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편의점 도시락’으로, 24시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은 생활 패턴이 일정치 않은 싱글족에게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한 메뉴이다.

지금까지는 ‘마더 혜레사’라고 불릴 정도로 호평을 받은 GS25시의 ‘김혜자 도시락’이 편의점 도시락 시장의 최강자였지만, 최근 세븐일레븐에서 인기 아이돌 걸스데이의 멤버 혜리를 모델로 내세운 ‘혜리 도시락’을, CU에서는 tvN 1인 가구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와 연계해 일명 ‘윤두준 도시락’을 각각 내놓으면서 편의점 도시락 전쟁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혜리 도시락’과 ‘윤두준 도시락’의 경우 인기 아이돌의 이름이 따라붙으며, 단순한 맛과 양의 경쟁을 넘어 은근한 자존심 싸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그래서 동아닷컴에서는 ‘혜리 도시락’과 ‘윤두준 도시락’의 대표 메뉴를 선정해 직접 그 맛과 양을 비교해 보기로 했다.


※CU의 ‘국민밥상 도시락’은 tvN ‘식샤를 합시다 시즌2’와 제휴를 통해 간접광고를 시행하고 있는 탓에 ‘식샤를 합시다’의 주인공인 ‘윤두준 도시락’, ‘구대영 도시락’, ‘식샤님 도시락’ 등으로 불리고 있으나 실제 윤두준이 제품의 모델은 아님을 명기한다. 다만 많은 팬층을 지니고 있는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와 비스트 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혜리와 윤두주인 만큼, 상징적인 면과 재미적인 측면, 라이벌 적인 요소 등을 고려해
본 기사에서는 ‘윤두준 도시락’으로 통칭하기로 한다.

시식 테스트를 실시한 혜리 도시락과 윤두준 도시락의 제품은 각각 4종류로, ‘혜리 도시락’은 7찬 도시락·함박&치킨까스 도시락·깐풍기&소시지 도시락·찹스테이크 도시락이며 윤두준 도시락은 통등심도시락·더블BIG정식·국민 9찬 밥상·더 건강한 햄구이 정식이다.

제품선정은 실제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진열된 상품들 위주로 구성했으며, 시식에는 도시락 이용률이 높은 2~30대 남녀 직장인 및 학생 4인이 도움을 주었다.


1. 혜리 7찬 도시락 vs 윤두준 국민 9찬 밥상 (가격 - 7찬 도시락: 3900원, 국민 9찬 밥상: 3900원)


가장 무난하면서도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다.

먼저 7찬 도시락은 흑미 쌀밥, 계란말이와 닭다리, 비엔나 소시지, 미니 돈까스, 볶음 김치, 참나물 등으로 구성됐으며, 국민 9찬 밥상은 쌀밥과 나물 2종, 오징어 볶음, 볶음김치, 게맛살 샐러드, 동그랑땡, 소불고기, 깐풍기, 떡갈비 등이 담겨있다.

두 제품의 시식을 맡은 J군은 “맛과 양 모두 만족스럽다”라고 두 제품 모두 좋은 평을 내렸다.

J군은 “밥과 반찬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도시락인 만큼, 사실 크게 특징적인 부분은 없었다. 구성품 대부분이 전자렌지로 가열만해도 어느 정도 원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메뉴인데다가 양도 적은 편이 아니라 어느 쪽을 구매해 먹어도 그리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며 “다만 7찬 도시락 구성품 중 닭다리가 들어간 것은 조금 황당하긴 했다. 반찬이라기보다 후식용이라고 생각하고 먹는 편이 맞을 듯하다”라고 평했다.

7찬 도시락과 국민 9찬 밥상의 우열을 나눈 요인은 맛이나 양이 아닌 ‘디테일’이었다.

7찬 도시락의 경우 일반 쌀밥이 아니라 흑미 밥에 닭다리를 깔끔하게 집어 먹을 수 있는 ‘비닐 손가락장갑’이 포함돼 있어 편의성을 높였고, 국민 9찬 밥상은 전자렌지 가열시 나물과 채소류를 용기에서 분리할 수 있게 해 한층 신선하고 맛있는 식사를 가능케 했다.

실제 이날 테스트 도중 야채류를 도시락 뚜껑에 따로 덜어내고 전자렌지를 이용한 사람도 있었던 만큼 이는 작지만 유용한 아이디어였다.

J군은 “7찬 도시락도 나쁘지 않지만 9찬 밥상의 분리식 용기는 정말 편리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 굳이 하나를 고르라면 국민 9찬 도시락을 추천하겠다”라고 말했다.

●J군의 추천 - 국민 9찬 밥상


2. 혜리 함박&치킨까스 도시락 vs 윤두준 통등심돈가스 정식 (가격 - 함박&치킨까스 도시락: 4000원, 통등심돈가스 정식 : 3500원)


식사 메뉴의 스테디셀러 ‘까스’ 대결로 접전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승부는 손쉽게 갈렸다.

이날 테스트에 참석한 4인중 유일하게 여성이었던 S양은 시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통등심돈가스 정식의 손을 들어줬다.

S양은 “일단 통등심돈가스 정식은 메인메뉴인 돈까스에 확실히 집중한 것이 좋았다. 또 전자렌지에 돌려 먹어도 그리 눅눅하지도 않고 식감도 나쁘지 않았다”라며 “반면 함박&치킨까스 도시락은 콘셉트가 고기에 집중한 것 같지만 뭐가 메인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양으로 승부하는 느낌이 강해서 오히려 금방 질린다. 그렇다고 뛰어나게 맛이 있다고 하기도 어렵다”라고 평했다.

이어 S양은 “다만 통등심돈가스 정식의 경우 야채류 신선도 유지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함박&치킨까스 도시락은 칼로리 표시가 있는 점이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S양의 추천 - 통등심돈가스 정식


3. 혜리 깐풍기&소시지 도시락 vs 윤두준 더블 BIG 정식 (가격 - 깐풍기&소시지 도시락: 3900원, 더블 BIG 정식: 3900원)


‘까스류’ 못지않게 ‘초딩입맛의 최고봉’인 소시지를 메인으로 하는 두 제품의 대결은 재미있게도 앞선 승부와 정반대의 의견이 나왔다.

두 제품을 시식한 S군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깐풍기&소시지 도시락의 손을 들어주었다.

S군은 “솔직히 편의점 도시락에 맛의 차이가 있으면 얼마나 차이가 나겠나. 맛에 차이가 크지 않으면 결국 양이다”라며 “깐풍기&소시지 도시락은 그냥 딱 보기에도 푸짐하게 꽉 차있다. 거기에 더블 BIG 정식은 어묵과 돈까스, 불고기, 소시지의 메뉴 구성이 썩 어울리는 것 같지도 않다”라고 평해 맛보다 양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S군은 시식용 도시락 두 개를 대부분 비우는 저력을 발휘해 맛보다 양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입증했다.

●S군의 추천 - 깐풍기&소시지 도시락


4. 혜리 찹스테이크 도시락 vs 윤두준 더 건강한 햄구이 정식 (가격 - 찹스테이크 도시락: 3900원, 더 건강한 햄구이 정식: 3500원)


7찬, 9찬 도시락과 비슷하게 특정 콘셉트를 주기보다는 밥과 반찬의 조화에 힘을준 메뉴이다.

찹스테이크 도시락은 돼지고기와 닭고기 야채 볶음을 메인으로 감자튀김과 볶음 김치가 반찬으로 구성됐으며, 밥은 일반 쌀밥이 아니라 볶음밥이 담겼다.

더 건강한 햄구이 정식은 햄구이를 메인으로 볶음 김치와 오징어 야채 볶음, 볶음 김치, 쌀밥 등으로 구성됐다.

재품의 시식을 맡은 K군은 “솔직히 직접 밥이나 반찬을 하기 귀찮을 때 그냥저냥 끼니 때울만한 수준이다. 특이한 점도 없고 맛이나 양도 딱 3~4000원 정도 제품 수준이다. 특히 더 건강한 햄구이 정식은 자기 노력을 조금만 들이면 그냥 직접 해먹는 게 훨씬 싸게 먹힐 거 같다”라고 혹평했다.

이어 “그나마 찹스테이크 도시락이 볶음밥 때문에 둘 중에서는 좀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감자가 덜 익어 식감이 나쁜 게 단점이다”라고 장점보다는 단점에 주목했다.

‘누가 더 잘하나’보다는 ‘누가 더 덜 못하나’를 가리는 수준이었던 K군은 결국 ‘고급스러움’을 플러스 요인으로 찹스테이크 도시락을 선택했다.

●K군의 추천 - 찹스테이크 도시락


추가 추천: 오븐에 구운 직화 소고기 덮밥 (가격 - 3900원)

혜리 도시락의 스테디셀러로 일본식 덮밥을 베이스로 하는 도시락이다. 락교와 단무지외엔 별도의 반찬은 없으나 밥 위에 얹어진 양념 소고기는 은근히 식욕을 자극한다.

또한 간편하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직화 소고기 덮밥의 큰 장점이다. 다만 성인 남성에게는 약간 적은 듯한 양은 조금 아쉽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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