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흐르듯 리퀴드하게’ 성숙 넘어 해탈의 경지로 돌아온 장재인 (종합)

입력 2015-06-10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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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인, 사진|미스틱 엔터테인먼트

3년간 괴롭힌 병마는 분명 큰 시련이었지만 한편으론 또 한단계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관문이었다.

장재인이 약 3년 만에 새로운 미니앨범 '리퀴드(Liquid)'로 돌아왔다. 그리고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진행된 청음회에 모습을 드러낸 장재인은 앨범 제목처럼 '리퀴드한 삶'이 그대로 몸에 배어 있었다.

근긴장이상증이라는 희소병이 발병하면서 피치못하게 힘든 시기를 보내야했던 장재인은 이번 앨범의 의미에 대해 "복귀와 시작, 변화된 여자로서 성장한 모습이 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중에 개인적으론 복귀가 제일 큰 의미다. 정말 몸사태로인해 음악을 그만두려고도 했다. 다행히 꾸준히 관리하니까 체력이 올라오긴 하더라"라고 다시 노래할 수 있다는 점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촉망받던 가수가 불의의 병마로 인해 좌절을 겪고 다시 일어서는 스토리는 인간승리와 같은 감동스토리로 흘러갈 법도 하지만, 장재인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장재인이 보인모습은 여유와 해탈, 삶을 즐기는 쪽에 가까웠다.

장재인은 "흘러가는 것을 소원하는 마음이 있다. 앨범을 낼 때 가장 리퀴드한 상태였던 것 같다"며 "대중적인 사랑이나 성적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자금 좋은 곡이 나오는데 중점을 뒀다. 즐겁게 흐르듯이 작업하려고 노력했고, 리퀴드하게 살려고 한다. 아프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해탈하는 마음이 든 것 같다"라며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리퀴드한 마음이 담긴 '리퀴드'는 1번 트랙부터 6번 트랙까지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일맥상통하는 주제가 담겨있다. 장재인은 이런 관계에 대해 "말 그대로 흘러간대로 사는 게 현명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간 목적지는 어딘가 있을 것이다. 어디론가 가겠지 하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각 트랙별로 표현하고 있는 주제도 있다. '나의 위성'의 경우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의 관계를, 타이틀곡 '밥을 먹어요'는 서로간의 배려를, '그거'의 경우 남녀간의 관계를 담고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 같은 다양한 관계에 대한 가사는 모두 장재인이 직접 썼다는 점이다.

장재인은 "윤종신이 작사를 제안해서 직접 가사를 썼다. 내 재능을 더 개발한 시간이 된 것 같다. 다행히 윤종신이 좋다고 해쏘 칭찬을 받으니까 기분이 좋더라"라며 "윤종신이 내 가사를 두고 날이 서 있고 엣지 있다고 하더라. 그게 정확히 어떤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가사를 쓸 때 어떤 한 순간을 아주 디테일하게 쓰려고 한다. 그순간의 찰나의 감정들을 담는 그런 부분을 높게 사주게 아닌가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쉬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려고 했다. 그리고 모임에 나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쉴 틈 없이 묻고 또 물었다. 그러면서 연애와 관계에 대해 많이 느꼈던 것 같다. 물론 내 나이가 25이 되다보니 많진 않지만 개인적인 연애 경험도 생겼다"라고 가사의 바탕이 된 힘을 알렸다.

그렇다고 완전히 작곡을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좀 더 성장하고 달라진 음악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뿐이다.

장재인은 "나중에는 작곡가로 참여하고 싶고, 내 곡으로 내 색을 분명하게 보여줄 생각이다. 일단 이번 앨범은 작사에만 올인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 가사의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고, 그걸 많이 읽어주고 느껴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욕심이 좀 있다"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그녀는 "이번 앨범은 100점 만점을 주고 싶은 앨범이다. 오랜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가 나온 것 같다"라고 앨범에 대한 만족감과 함께 "발병이후 이렇게 활동을 하는게 이번이 처음인데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회사에서 제안이 오는 건 전부 다 소화할 생각이다. 그리고 또 쉬는 기간에는 잘회복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장재인의 '리퀴드(Liquid)'는 11일 정오 각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장재인, 사진|미스틱 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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