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10년 차를 맞은 유선영이 말하는 우승의 조건은?

입력 2015-06-11 13:4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유선영이 10일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두고 클럽하우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익숙해졌고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잘 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긴장도 된다.”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자 유선영(29·JDX멀티스포츠)은 올해를 맞는 기분이 남달랐다. 그는 어느덧 투어 10년 차를 맞았다. ‘10’이라는 숫자는 그를 성숙하게 만들었다.

유선영은 올 시즌 좋은 출발을 보였다. 우승까지는 아니었지만, 시즌 두 번째 대회인 바하마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계획했던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섰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골프장에서 유선영과 투어 10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목표는 전반기와 하반기에서 1승씩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벌써 전반기가 모두 지나가고 있다.”

유선영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게 스스로에게 미안한 듯 했다. 그러나 이내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아있으니까 하반기에 잘 해야죠”라며 위안했다.

유선영은 비슷한 또래에 비해 이름이 늦게 알려졌다.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그를 스타로 만들었다. 김인경(27·한화)이 마지막 18번홀에서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 기회를 얻었고,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짜릿한 버디를 잡아내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그날의 우승은 유선영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줬다.

그는 “내 골프인생에 커리어가 바뀌었고 투어를 뛰면서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아 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유독 한국선수들에게 우승이 인색했다. 유선영은 2004년 박지은 이후 8년 만의 한국선수로 우승했다. 이후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2013년 우승했다.

하지만 늘 자신의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다. 2012년 이후 3년 넘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건 그에게 또 다른 고민이다. 유선영은 “생각대로 잘 안 된다.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의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연장전에서 (김)세영이에게 우승을 내준 뒤 좀처럼 다시 기회가 오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여전히 우승을 향해 뛰고 있다. 팬들의 관심에서는 조금 멀어져 있지만, 그 역시 경쟁에서 살아남고 우승하기 위해서 투어를 뛰고 있다. 시즌을 새로 시작하면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우승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잘 알고 있다.

그는 “1년 내내 투어를 하다보면 컨디션이 여러 번 바뀌게 된다. 그럴 때 어떻게 관리하고 극복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4라운드 경기를 하면서 하루쯤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는 지도 중요하다. 그때 필요한 게 기술과 멘탈 그리고 집중력이다. 골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 많은 연습을 하는 건 바로 그럴 때 무너지지 않고 잘 막아내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다음을 위해서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바하마 클래식은 몇 년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였다. 그래서 더욱 아쉬웠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빨리 털어내고 다음을 준비하는 것도 프로가 극복해야 할 일이다. 유선영은 “지나간 것에 대해 집착할 수는 없다. 빨리 버릴 줄 알아야 하고 그러면서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하는 것도 프로선수로서의 자세다”라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유선영은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 무대에 뛰어들었다. 2005년 시메트라 투어를 거쳐 2006년부터 LPGA 투어에 데뷔했다. 그때만 해도 어리둥절했고 아마추어 같은 느낌을 풍겼다. 하지만 지금은 투어 10년 차의 베테랑이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혼자 생활하는 것마저 익숙해졌지만 풍부한 경험을 얻은 건 또 다른 소득이다.

해리슨(미 뉴욕)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