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홍성흔, 우타자 새 이정표 세웠다

입력 2015-06-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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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 두산 홍성흔이 우타자 최초 2,000안타(역대 5번째)를 기록한 후 2루에서 팬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우타자 불리함 극복…17년 만에 대기록
“안방에서 2000안타…난 운이 좋은 선수
타격 페이스 찾아 믿음 회복 새로운 목표”


KBO리그 사상 최초의 오른손 2000안타 타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두산 홍성흔(39)이다. 홍성흔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의 홈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3회 3루수 내야안타와 7회 우중간 2루타를 각각 때려내며 역대 5번째로 개인통산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13일 경기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쳐 2000안타에 2개만을 남겨뒀던 홍성흔은 쉼표 한번 없이 곧바로 대기록을 작성했다. 스스로 “꼭 이루고 싶다”고 말해온 목표였기에 더 값졌다.


2000안타는 이전까지 4명의 선수만 이뤘던 영광의 이정표다. 삼성 양준혁이 2007년 6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최초로 달성했고, 히어로즈 전준호(2008년)∼kt 장성호(2012년)∼LG 이병규(9번·2014년)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모두 상대적으로 안타 생산이 유리한 왼손 타자들이다. 좌타자는 우타자보다 2걸음 정도 1루에 가까운 곳에서 타격하고, 스윙 후 몸의 회전도 1루 쪽으로 향해 있어 그만큼 안타 생산에 유리하다. 홍성흔은 우타자로서 최초의 이정표를 세웠다.

1999년 두산에 입단한 홍성흔은 그해 4월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한 이후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1847경기에서 통산 1957안타를 쌓아 올렸다.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안타 페이스가 더뎌졌지만, 이달 들어 완연한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안타행진에 가속도를 붙였다. 결국 데뷔 후 5889일(16년 1개월 14일) 만에 그토록 밟고 싶던 고지에 올라섰다.

홍성흔은 경기 후 “꼭 홈경기 때 2000번째 안타를 치고 싶었는데, 이렇게 홈에서 안타가 나오고 동료들 덕분에 팀이 승리까지 하게 돼서 난 정말 운이 좋은 선수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며 “김인식 감독님부터 김태형 감독님까지, 좋은 감독님들이 많이 기용해주셔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또 1999년부터 날 응원해주신 두산팬들과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함께 해주신 롯데팬들의 응원 덕분에 대기록을 달성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홍성흔이란 선수는 파이팅 하나로 시작해서 파이팅 하나로 먹고 사는 것 같다. 내가 이승엽(삼성)처럼 대선수도 아니고, 계속 이런 파이팅을 잃지 않고 야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자평하면서 “지금은 내 타격 페이스 빨리 찾아서 팬들에게 다시 홍성흔에 대한 믿음을 회복시켜 드리는 게 우선인 것 같다. 2000안타를 이룬 지금은 그게 다시 내 최고의 목표”라고 다짐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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