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 국악기와 서양 악기의 조화…귀를 사로잡는 독특한 사운드

입력 2015-06-15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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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간신’의 음악에 숨겨진 비화가 공개됐다.

한국 영화 가운데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간신’ 속 음악들은 동양과 서양의 음악색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독특한 사운드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실제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15세기경 국악의 형태를 연구한 제작진은 기존의 사극 영화 속 음악들과는 차별화된 사운드를 위해 색다른 시도를 감행했다고 전했다.

이에 당시 쓰였던 국악기와 현대에 널리 쓰이는 서양 악기와의 조합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동서양의 음색이 적절히 융화된, 웅장하면서도 관객의 심중을 울리는 감성적인 사운드가 탄생했다.

김준성 음악 감독은 “우리 음악의 15세기 스타일의 연구를 통한 특징을 분류하고 개별적인 요소들을 국악기를 통해 녹음했다. 이 후 이 음원들을 샘플링한 후 전자악기처럼 필요할 때마다 적용했으며 서양악기와 결합된 음악을 만들어내어 영화 ‘간신’만의 독특한 사운드적인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간신’의 음악은 내레이션으로 등장하는 구성진 판소리 가락과 함께 기차게 어우러지며 극의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 올린다. 이에 대해 김준성 음악 감독은 “‘간신’의 음악은 모든 음악적 요소를 미리 만들어 놓은 후 영상의 흐름과 긴장에 따라 수평, 수직적인 배치를 통해 재결합해서 만든 음악이다. 이를 통해 영상과 완벽한 호흡을 가지고,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며 관객을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한 압도적인 사운드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긴장과 이완, 정서, 국악기 연주 등등 무수히 많은 영화 속 음악적 요소들은 이미 하나로 완성된 음악이라 할지라도 모두 해체되었다가, 필요에 따라서 다시 재결합됐다”며 “이런 과정들을 통해 사운드적인 특징을 살릴 뿐만 아니라, 대사, 소리꾼의 소리, 사운드효과, 엠비언스 등과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이러한 시도가 한국 영화음악의 새로운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국악기와 서양악기는 물론 판소리까지 완벽한 콜라보레이션을 이룬 ‘간신’은 ‘연애의 온도’ ‘광해, 왕이 된 남자’ 그리고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을 통해 대종상 영화제 음악상을 2회 수상하며 충무로 대표 음악감독으로 자리매김한 김준성 음악감독을 비롯해, 서울대학교 국악과 교수 및 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국악 녹음과 배우들의 소리 및 악기연주 지도에도 힘쓰며 음악의 퀄리티를 한층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노력을 기했다.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했던 희대의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린 영화 ‘간신’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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