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기획사’ 늘어난다 기획사 인수·합병에 영역 확장까지

입력 2015-06-1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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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엔터테인먼트의 아이유-키이스트 주주 배용준-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맨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아닷컴DB

기획사 인수·합병에 영역 확장까지
거대 엔터기업, 다양성 훼손 우려도

아이유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는 10일 FT아일랜드·씨엔블루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주식 5.14%를 취득했다. 음악전문 기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YG)는 최근 방송인 유병재와 안영미를 영입해 ‘개그 분야’에도 발을 들여놨다. 5월 씨스타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유연석·이광수 등의 소속사 킹콩엔터테인먼트 지분을 100% 인수하며 ‘공룡기획사’ 탄생을 알렸다.

이처럼 유명 기획사들이 중소 기획사를 인수·합병해 대형의 규모로 도약하고 있다. 또 새로운 분야의 인력을 영입하면서 콘텐츠 다양화에 나서기도 한다. 외식업, 패션 등 엔터테인먼트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획사도 있다.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는 단적인 사세확장 사례다.

아예 ‘문어발 확장’에 나선 경우도 있다. YG가 대표적이다. 자회사 YG플러스를 통해 3월 프로골퍼 김효주의 소속사를 인수하고 골프 비즈니스에 진출했다. 최근엔 식음료 프랜차이즈 브랜드 ‘삼거리 푸줏간’을 5일 론칭했다. 이미 패션, 화장품 사업도 진행 중이다.

배용준이 1대 주주인 키이스트는 시내 면세점 사업에 출사표를 냈다. 중국 게임업계 비즈니스도 넓혀가고 있다. SM은 이미 여행업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현재 화장품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엔터기업들은 연예매니지먼트 사업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수익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또 대형화를 통해 연예 콘텐츠에 과감히 투자하고, 여러 분야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결합시켜 시너지를 얻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자본력을 앞세운 몸집 불리기는 오히려 콘텐츠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몇몇 대형사가 ‘공급’을 지배하며 시장독점 체제를 강화하면서 중소 기획사들이 설자리를 잃는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기획사 대형화로 공급의 다양성이 확대된다는 측면도 있지만, 시장의 획일성이 가속화할 우려도 높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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