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마리텔’ 생방송 시작 전부터 채팅창은 난리

입력 2015-06-1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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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송에 앞서 다음 TV팟에서 인터넷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자막도, CG도 없지만 접속자들과의 댓글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소통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은 생방송을 진행중인 백종원, 예정화, 김구라, 이은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씨스타 다솜(가운데). 사진출처|‘마이 리틀 텔레비전’ 화면 캡처

채널 열리자 접속자들 밀물처럼 밀려들어
채팅창 스크롤 속도가 생방송 인기의 척도
컴퓨터그래픽·자막 입힌 본방송 더 기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시청자와 실시간 소통을 앞세워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2주에 한 번, 일요일 오후 다음 TV팟에서 진행되는 인터넷 ‘생방송’은 본방송과 달리 ‘날 것’의 재미를 선사한다. 스포츠동아가 14일 오후 ‘마리텔’의 다섯 번째 생방송 채팅에 참여했다. ‘백주부’ 백종원을 넘어서기 위한 김구라, 예정화, 마술사 이은결, 씨스타 다솜의 ‘고군분투’가 예상보다 더 치열했다.

오후 6시30분부터 순차적으로 생방송 전반전이 시작됐다. 본방송에 앞서 개설된 ‘백주부 대기방’에는 이미 ‘수다’가 한창이었다. 여유로움도 잠시, 곧 백주부의 ‘더 고급진 레시피’, 김구라의 ‘트루 캠핑 스토리’, 예정화의 ‘배 육탄 체육대회’, 씨스타 다솜의 ‘말할 수 있는 비밀’, 이은결의 ‘일루션 TV’ 등 출연자의 이름을 내건 채널이 열렸다. 접속자들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생방송 시청점유율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백종원의 채널에는 순식간에 1900여 채팅 참여자가 몰렸다. 생방송의 인기 척도는 곧 채팅창의 스크롤(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나타난 내용이 상하로 움직이는 것)바의 속도와 비례했다. 오징어 불고기를 만드는 백종원의 칼질이 빨라지자 댓글은 더 빠른 속도로 쏟아졌다. 이 곳에서 ‘백주부’는 ‘소통의 달인’이다. 음식을 만들면서도 “팔에 양념이 묻었다” “냄비가 끓고 있다” 등 댓글에 즉각 반응했다. 접속자들을 ‘우리 식구’라 부르는 친숙함 역시 그가 1등을 유지하는 비결인 듯했다. 몇 회를 거치며 이미 그와 한 편이 된 접속자들은 “옆방은 뭐하나 보고 올게요”라며 ‘스파이’를 자처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캠핑철을 맞아 ‘트루 캠핑 스토리’를 준비한 김구라의 채널로 이동했다. 채팅 참여자 400여명. 전반전 탈락이 심히 걱정됐다. 야심 차게 ‘마리텔’에 입성한 이은결의 채널을 클릭했다. 방송 화면 대신 메시지창이 떴다.

“이미 종료되었거나 현재 진행 중인 방송이 아닙니다.”

약 1시간30분 간의 전반전이 끝나고 8시께 후반전이 시작됐다. 채널 곳곳에서 발생하는 돌발상황은 생방송의 묘미. 친동생과 함께 체육대회를 콘셉트로 잡은 예정화는 갑작스러운 오디오 문제에 부딪혔다.

문제가 즉각 해결되지 않자 접속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며 타 채널로 대거 이탈했다. 예정화는 “오늘 방송 망하겠다”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마리텔’의 백미로 꼽히는 컴퓨터그래픽과 자막이 없으니 전·후반전 3시간은 생각보다 길고 지루했다. 제작진의 ‘편집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본방송의 자막을 노리는 접속자들의 재기발랄한 댓글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일부 선정적인 댓글은 채팅에 참여하는 이도, 방송을 진행하는 출연자도 불편하게 했다. 방송 내내 “채팅창에 욕설, 음란, 명예훼손, 모욕성 및 광고성 글을 게재할 시 ‘인터넷에 관한 처별 규정’에 의거 정보통신망법, 형법, 성폭력특별법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는 자막이 그나마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약 3시간의 경쟁이 끝나자 단 10초 만에 수천여 접속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야외에서 진행된 이번 ‘마리텔’은 20일 방송에서 어떤 CG와 자막으로 새롭게 탄생할까.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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