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팀 방어율 9위’ 두산, 선두 질주 이유있다

입력 2015-06-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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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유희관-진야곱(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김태형 감독, 대량 실점에도 “자신있게 붙어라”
젊은 투수들 성장기회 주며 실속있게 승리챙겨
선발 장원준·유희관 활약 용병투수 부진 최소화

팀 방어율 5.12. 두산은 16일까지 팀 방어율이 제10구단 kt 다음으로 안 좋은 팀이다. 10개 구단 가운데 5점대 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10위 kt와 8위 롯데, 그리고 두산뿐이다. 그렇다고 팀 타율이 아주 높은 것도 아니다. 넥센∼NC∼삼성에 이어 4위에 올라있으니 딱 중간 정도. 그런데 두산의 팀 성적은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함께 1위 다툼을 하고 있는 삼성과 NC가 각각 팀 방어율 1위와 3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놀라운 성적이다. 두산은 팀 방어율 9위의 부진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 것일까.


● 지는 경기 대량실점이 원인, ‘맞으면서 자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7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팀 방어율이 높은 이유는 우리 젊은 선수들이 감독 말을 너무 잘 들어서인 것 같다”며 웃었다. 흐름이 거의 넘어간 경기에 내보내면서 “피하지 말고 자신 있게 붙어라”라는 주문을 많이 했는데, 그 얘기를 곧이곧대로 듣고 한가운데로 무턱대고 던지다 한꺼번에 대량실점을 하는 경기가 많았다는 얘기다. 그 경기들이 쌓이고 쌓이면 팀 방어율이 한꺼번에 치솟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 그 경험들은 결국 상처가 아닌 거름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얻어맞으며’ 성장한 투수들이 어느새 승리의 디딤돌을 놓는 주축 불펜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 질 땐 크게 져도 이길 땐 확실히 이긴다!

이뿐만이 아니다. 투수진을 운용할 때 ‘계산이 되는’ 상황이 많아졌다. 일단 FA(프리에이전트)로 영입한 장원준이 선발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주면서 이현승, 노경은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또 지난해 같은 시기에 6승을 따내고 방어율 4.88을 찍었던 유희관이 올해는 벌써 9승을 수확하고 방어율도 3.12를 기록하고 있다. 용병 더스틴 니퍼트가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유네스키 마야가 부진 끝에 퇴출되는 암초도 있었지만, 용병 선발이 무너지더라도 국내 선발들이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만회하면서 승패의 균형을 맞췄다. 두산 선발진이 부진을 최소화한 비결이다.


● 김태형 감독의 뚝심 있는 운용

여기에 김태형 감독의 뚝심 있는 운영도 한 몫 했다. 김 감독은 불펜투수들이 경기 도중 흔들리더라도 “이겼으면 됐다”고 다독여왔다. 늘 “예전보다 좋아지고 있다. 정말 중요할 때 더 잘해주면 된다”고 믿음을 보여왔다. 경험을 통해 단단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윤명준, 함덕주, 오현택, 이현호 등을 고르게 기용하면서 ‘곰떼 불펜’의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기록은 그저 숫자일 뿐. 두산의 팀 방어율은 실제 두산 마운드의 전부를 보여주지 못한다. 김 감독은 “이제 5선발 진야곱도 운영을 할 줄 알게 됐고, 다른 젊은 투수들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 기대했다. 두산은 팀 방어율 1위가 아니라 우승을 원하기 때문이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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