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예의 ‘소신’과 JYP의 눈가리고 아웅하기

입력 2015-06-2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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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원더걸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유빈·예은·선미·혜림…JYP “선예 탈퇴 아니다”

원더걸스가 결국 선예, 소희가 빠지고 선미가 투입된 4인조(유빈·예은·선미·혜림)로 8월 초 새 음반을 발표하기로 했다. 2012년 ‘원더 파티’ 이후 3년 만이다. 24일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뮤직비디오도 촬영했다. 팀을 재편하면서 정체성도 바꿨다. 유빈이 드럼, 혜림이 기타, 선미가 베이스, 예은은 키보드를 맡아 밴드로 변신한다. 소희는 2013년 12월 계약만료 후 이병헌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탈퇴는 기정사실화됐지만, 선예의 미합류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선예는 2013년 결혼과 출산으로 캐나다에 머물면서도 소희와 달리 재계약을 했고, 그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JYP)는 “선예는 여전히 원더걸스 멤버”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선예가 원더걸스에 합류하지 않은 것은 종교적 신념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 미국 뉴저지의 한 교회에서 열린 자선콘서트에서 “연예계 복귀 계획이 없다”고 했고, 이미 소속사에도 대중음악을 할 수 없다는 뜻도 전했다. 원더걸스의 이번 뮤직비디오 촬영기간에 선예가 한국에 있었지만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음반활동은 하지 않더라도 노래는 부를 수 있지만 그마저도 하지 않은 것이다.

선예는 2012년 원더걸스 활동중 결혼을 발표해 소속사와 팬덤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소속사 측은 시기를 조금 늦출 수 없느냐고 물었지만, 선예는 단호했다. 선예의 복귀는 멀어보였고, 소희는 떠났다. 원더걸스는 와해직전까지 갔다. 결국 JYP는 선미를 재투입시키고 밴드로 정체성을 바꾸는 승부수를 던지게 됐다.

JYP는 선예가 이번 음반에 합류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탈퇴는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향후에도 선예의 원더걸스 합류는 미지수다. 걸그룹 활동중 소신에 따라 결혼을 선택한 선예는 또 소신에 따라 대중가요는 부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JYP는 소희를 두고 한번도 ‘탈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선예도 그렇다. JYP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의 해명으로 소속 가수의 소신을 지켜주지 않는 것은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다른 멤버와 팬들이 상처 입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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