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대전’ 이제 1라운드…9월 더 뜨거운 2라운드

입력 2015-07-12 1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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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신라

‘치열했던 별들의 전쟁, 아직 2라운드가 남았다.’ 관광.유통업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별들의 전쟁’, 서울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가 10일 발표됐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대기업 부문에서 승자가 됐다. 함꼐 진행한 중소.중견기업 부분에서는 SM면세점이, 제주지역 중소.중견기업은 제주관광공사가 선정됐다. 10조원대 면세점시장 주도권을 두고 오너까지 직접 나선 경쟁이어서 엇갈린 승패의 희열과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면세점 대전’은 이제 1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다. 9월부터 서울 3개, 부산 1개의 면세점을 두고 다시 전쟁이 벌어진다.


● 서울.부산 4개 면세점 11~12월 특허 만료….9월 입찰 신청받아.

현재 영업중인 서울시내 면세점 중 먼저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 내 서울워커힐면세점이 11월 16일 특허가 만료된다. 이어 12월에는 롯데면세점 소공점(본점)(12월22일)과 잠실 월드타워점(12월31일), 부산 신세계면세점(12월 15일)의 특허가 끝난다.

과거에는 시내 면세점 특허 기간이 10년이었지만, 2013년 관세법 개정으로 5년으로 줄었다. 특히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으면 기존 사업자를 자동 갱신해주던 것을 없애고, 이제는 다른 입찰업체와 함께 경쟁을 하게 됐다. 관세청은 9월25일까지 서울과 부산의 면세점 특허 입찰 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다.

면세점 인력의 고용안정성, 관련업체와의 협력을 고려할 때 기존사업자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대한 독과점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신경을 쓰고 있어 예측할 수 없다.


● 발등에 불 떨어진 롯데와 SK, 절치부심 신세계, 현대백화점


면세점 대전 2라운드에서 관심을 끄는 곳은 현재 시장점유율 52%로 독보적 국내 1위였던 롯데다. 독과점 논란을 의식해 신규사업자 선정 때는 다소 조심스런 행보였지만 9월에는 그럴 여유가 없다. 1조9000억원으로 면세점 매장 중 국내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소공동본점을 비롯해 잠실타워점 등 30년간 유지한 사업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신규사업자 선정 실패로 서울워커힐면세점 수성의 절대과제를 안게 된 SK네트웍스도 마찬가지다. 인천공항에 이어 서울시내 입성을 노렸다가 실패한 신세계 유통업계 대표기업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현대백화점과 이랜드도 9월은 포기할 수 없는 ‘패자부활전’의 기회다.


● 성공한 이부진.정몽규 ‘오너마케팅’, 2라운드에선 누가…?


HDC신라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신규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오너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이부진 사장은 대기업 오너는 미디어 노출을 꺼린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적극적인 현장 행보를 펼쳤다. 중동호흡기중후군(MERS. 메르스) 사태 때 하루 3억원의 손해를 무릅쓰고 호텔신라 제주의 영업을 중단하는가 하면, 방한시장 침체로 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리자 6월 말 직접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가 현지 여행업계와 중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 활동을 펼쳤다. 또한 2일에는 정몽규 회장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 선포식을 열었고, 입찰 프레젠테이션 때는 인천공항 면접 현장을 방문해 떡을 돌리며 실무팀을 격려했다.

정몽규 회장도 면세점 후보지인 용산 아이파크몰의 설계와 인테리어 하나하나를 직접 도면을 보며 점검하고, 사업 태스크포스팀을 수시로 방문해 격려하는 등 세심한 신경을 썼다.

상대적으로 오너가 미디어에 덜 노출되는 조용한 행보를 펼쳤던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 9월에는 이부진 사장의 행보를 ‘벤치마킹’할지 여부도 ‘면세점 대전’을 보는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이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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