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슈퍼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했다. 10~11일 안방에서 1위 삼성을 연파하며 KBO리그 순위 변동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음을 재입증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선두 삼성에 2연승 ‘슈퍼 고춧가루’
12일 수원 kt위즈파크. 오후 3시10분쯤 삼성과의 경기가 취소됐지만, kt 선수들은 4시까지 굵은 빗속에서 타격훈련을 계속했다. kt 박경수는 “다른 팀 선수들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우리는 일상적인 훈련이다. 내일도 월요일이지만 아직 쉴지, 훈련을 할지 모른다”며 웃었다. kt 조범현 감독은 주장 신명철을 불러 “비 맞고 훈련했으니 전원 의무적으로 사우나에 가라”며 “이 정도 비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kt가 왜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는 ‘슈퍼 고춧가루’로 불리는지, 그 원동력을 엿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NC 김경문 감독은 “후반기 순위싸움의 열쇠는 kt가 쥐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12일까지 7월 8경기에서 팀 타율 0.347을 기록했다. 리그 1위다. 홈런(10개), 득점(59점)은 전체 2위다. 6월 1일부터로 범위를 확대해도 팀 타율(0.305) 2위, 팀 홈런(41개) 1위다. 조무근(4승·방어율2.30)∼김재윤(1승1패4홀드·방어율2.28)∼장시환(5승3패9세이브·방어율 3.41)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 또한 리그 최정상급이다.
최근 kt의 타격이 워낙 강한 까닭에 상대팀은 수준급 불펜을 투입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선두삼성은 10∼11일 kt에 2패를 당했는데, 이틀 동안 10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11일에는 에이스 윤성환에다 불펜의 핵 안지만까지 내고도 패했다. 단순히 2패에 그치지 않고 마운드에 큰 상처까지 안은 셈이다. 만약 12일 경기가 우천순연되지 않았다면 삼성 입장에선 더 큰 부담으로 남았을지도 모른 수원 원정이었다.
kt는 14일부터 유일하게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한 두산(7패)과 3연전을 치른다.
수원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