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연투 단골’ 정우람은 투구수 조절의 달인

입력 2015-07-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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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 스포츠동아DB

44경기 6승 2패 10홀드 7S…방어율 1.74
9∼11일 이닝당 15.7개 투구수 조절 완벽
홈 앞에서 궤적 바뀌는 체인지업 속수무책


한화 권혁(32), kt 장시환(28)도 있지만 SK 김용희 감독이 생각하는 최고의 불펜투수는 정우람(30)이다. 꼭 자기 팀 선수여서가 아니라 투구의 질 자체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정우람은 권혁, 장시환과 달리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는 파워피처형의 투수가 아니다. 김 감독은 “정우람이 올 시즌 최고 구속으로 143km을 딱 한번 찍었다”며 웃었다. 그러나 12일까지 정우람의 시즌 성적은 44경기에서 6승2패10홀드7세이브, 방어율 1.74로 압도적이다. 46.2이닝을 던지면서 66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9이닝당 탈삼진이 12.73개인데 비해 9이닝당 볼넷은 3.09개에 불과하다. 피안타율은 0.147이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정우람의 투구수 관리다.


● 연투가 늘어나자 투구수를 줄인다!

김용희 감독은 “이제 페이스를 끌어올린다”고 선수단에 통보한 상태다. 가장 관리를 받았던 불펜진의 연투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기는 경기에선 늘 정우람을 호출한다. 9일 대구 삼성전부터 10∼11일 문학 KIA전까지 3연투가 이뤄졌다. 김 감독은 “12일 KIA전도 우천순연되지 않았다면 정우람을 (불펜에) 대기시켰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연투를 할 수 있는 비결은 정우람의 투구수에서 찾을 수 있다. 9일 25구(1.1이닝), 10일 10구(1이닝), 11일 12구(1.1이닝)로 끝냈다. 3경기 동안 이닝당 15.7개를 던졌는데, 갈수록 줄었다. 정우람은 12일 “그것(투구수 조절)이라도 잘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 마법의 체인지업이 무결점투의 비결

정우람이 최적의 결과를 최소의 투구수로 이뤄내는 가장 큰 무기는 체인지업이다. 김용희 감독은 “홈 플레이트를 기준으로 투수의 코너워크가 좌우로만 이뤄지는 것은 옛날 얘기다. 이제는 홈 플레이트 앞뒤를 잘 사용하는 투수가 통한다”고 설명했다. 정우람의 직구와 체인지업은 홈 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궤적을 달리하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정우람은 “쉽게 던지는 것 같아도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도 사람인 이상 연투에 장사는 없겠지만, 벤치에서 관리해주고 스스로 투구수를 조절하기에 아직까지는 위력이 감소하지 않고 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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