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의 주인공은 넥센 박병호였다.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릴 올해 올스타전에선 역대 34번째 미스터 올스타가 탄생한다. 스포츠동아DB
김용희·박정태·정수근·이대호 두차례나
3이닝 제약…투수 MVP 김시진·정명원 뿐
미스터 올스타, 결정적 한방에 좌지우지
최신형 자동차 보닛 위에 앉아 트로피에 키스를 하자, 플래시 세례가 쏟아진다. KBO리그 올스타전의 대미를 장식하는 장면. 반짝이는 플래시처럼 ‘미스터 올스타’는 올스타전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다.
KBO리그 올스타전은 MVP(최우수선수)에게 최신형 자동차를 부상으로 안겨왔다. 1998년을 마지막으로 금, 상금, TV 등으로 부상이 바뀌었지만, 2009년부터 다시 자동차 세리머니가 부활했다. 지금껏 프로야구의 역사와 함께해온 올스타전 MVP, 어떻게 하면 ‘별 중의 별’이 될 수 있을까.
● 미스터 올스타는 롯데를 사랑해?
33차례 올스타전에서 가장 많은 MVP를 배출한 팀은 롯데다. 무려 14회 수상으로 42.4%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보였다. 초대 미스터 올스타인 김용희(현 SK 감독)를 시작으로 2013년 전준우(현 경찰 야구단)까지 총 10명이 롯데 소속으로 올스타전 MVP가 됐다. 김용희(1982·1984년), 박정태(1998·1999년), 정수근(2004·2007년), 이대호(2005·2008년)는 2차례나 미스터 올스타의 영예를 안았다. 지금껏 올스타전 MVP를 2회 수상한 것은 이 4명과 홍성흔뿐인데, 2006년 두산 소속으로 처음 MVP가 된 홍성흔은 2010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2번째 미스터 올스타가 됐다.
롯데에 이어 KIA(해태 포함)가 6회, 한화(빙그레 포함)와 두산(OB 포함)이 3회로 그 뒤를 이었다. 역사가 긴 팀들이 많은 미스터 올스타를 배출한 반면, 삼성은 1985년 김시진 이후 단 한 차례도 올스타전 MVP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 33년간 2명, 투수 미스터 올스타는 가능할까?
올스타전과 투수는 인연이 없기로 유명하다. 1985년 김시진과 1994년 태평양 정명원만이 미스터 올스타를 차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규정상 3이닝만을 던질 수 있기에 타자에 비해 강한 인상을 주기 힘들다. 1982년부터 1985년까지 4년간 올스타전은 3경기씩을 치렀다. 김시진은 1985년 1차전 3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3차전 3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경기 호투가 MVP로 이어진 것이다. 정명원은 1994년 올스타전 8회 구원등판했다가 경기가 연장으로 넘어가 계속 마운드에 남았다. 결국 3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했고, 팀이 연장 14회 2-3으로 패했음에도 최고의 별이 될 수 있었다. 패전팀에서 미스터 올스타가 나온 사례는 1988년 해태 한대화와 정명원뿐이다.
● 홈런은 미스터 올스타로 가는 지름길?
타자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무래도 홈런이다. 한 방을 날려야 미스터 올스타에 가까워진다. 22-9, 홈런을 날린 선수 쪽이 올스타전 MVP 확률이 높다. 단 한 방이라도 결정적 상황이면 표를 얻기 좋다. 올스타전이 1경기로 치러졌을 때 멀티홈런으로 미스터 올스타가 된 경우는 2010년 홍성흔과 지난해 넥센 박병호가 전부다. 오히려 홈런으로 단 1안타만을 치고도 MVP가 된 케이스가 많다. 1989년 롯데 허규옥, 1996년 쌍방울 김광림, 2005년 롯데 이대호, 2007년 롯데 정수근, 2009년 KIA 안치홍은 결정적 한 방으로 미스터 올스타가 됐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