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첫방

입력 2015-07-20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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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7월 20일

“가장 사랑하지만, 때론 원수 같은 사이!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의 가장 포근한 리얼 스킨십! 털어놓고 공감하는 전 세대 공감 프로젝트!”

화제 속에 방영 중인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의 프로그램 소개다. “한 지붕 아래, 두 마음 속 이야기를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세대간 화해에 다가가자는 취지다. 그 주된 소재는 10대 청소년과 부모 사이에 깊게 팬 정서적, 심리적 골이다.

1995년 오늘, KBS 1TV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사진)가 ‘샤론스톤 790417’ 편을 방송했다. 자녀들의 이성교제를 둘러싼 부모와 자식간 갈등을 다룬 내용이었다.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는 10대들이 겪는 일상의 고민을 드라마타이즈로 재구성하고, 자녀와 부모들이 스튜디오에 출연해 토론하는 형식이었다. 입시경쟁, 진로, 사학비리, 스타신드롬, 성 문제, 학교폭력 등 당시 10대들의 일상적인 고민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그만큼 10대들의 호응도 컸다. 제작진의 노력 덕분이었다. 연출자 황제연 PD 등 제작진은 28명의 고교생 인턴PD들을 통해 청소년의 일상을 세밀히 들여다봤다. 시청자 제보와 편지도 쇄도했다. 이에 힘입어 프로그램은 그해 6월 말 시청률 10위권에 진입했다. 또 12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으로부터 ‘시청자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을 받기도 했다. 그 사이 김수근과 최강희 등이 프로그램을 거쳐 갔다. 양동근, 이재은 등도 출연했다. 연기자를 꿈꾸는 수많은 10대들이 오디션에 응했다.

하지만 가끔은 부모세대 시청자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사실적인 서술 때문이었다.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의 홍진아 작가는 “부모가 자식의 고민을 좀 더 상세히 알고 대화를 나눠보고자 하는 마음이 든다면 성공이다”면서 “청소년들의 솔직한 증언을 바탕으로 대본을 쓰기 때문에 기성세대들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다소 파격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1995년 7월20일자 동아일보)고 말했다. 시대를 떠나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있는 가장 빠르고도 정확한 방법은 솔직함인 셈이다.

참고로 홍진아 작가는 동생 홍자람 작가와 더불어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 ‘베토벤 바이러스’ 등으로 유명한 ‘홍자매’로 불린다.(‘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등을 쓴 홍정은·미란 작가와는 또 다른 ‘홍자매’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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