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이 만든 ‘최고의 명장면들’

입력 2015-07-27 15: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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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엔티 원 파이러츠, 사진|CJ E&M

2년 만에 다시 열린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이하 밸리록페)이 3일 총 8만5000여 관객(1일차 2만 명, 2일차 3만2000명, 3일차 3만3000명)을 동원하며 마무리됐다.

특히 올해 밸리록페에는 장마와 태풍이 겹치는 악천후 속에서도 2013년 페스티벌보다 7000여 명이 더 현장을 찾아, 성공적인 페스티벌이었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1년이라는 공백과 날씨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밸리록페에 이처럼 많은 관객이 모인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화려한 라인업 때문으로,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와 케미컬 브라더스(Chemical Brothers),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의 헤드라이너는 물론 모터헤드(Motor Head), 데드마우스(deadmau5), 투엔티 원 파이러츠(Twenty One Pilots), 루디멘탈(Rudimental) 등 핫한 아티스트들이 대거 서브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려 음악팬들의 구미를 당겼다.

여기에 이디오테잎과 장기하, 국카스텐, 페퍼톤스,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의 국내 라인업 또한 알차게 구성됐다는 평이다.

이에 2015 밸리록페에서 특히나 인상적인 장면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2015년 7월 24일

장기하, 사진|CJ E&M


라이드(Ride)와 데드마우스, 노엘 갤러거 등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해외 라인업도 눈에 띄는 첫날이었지만, 가장 인상 깊은 공연을 펼친 이는 장기하와 얼굴들이었다.

이날 오후 7시20분부터 밸리록페의 메인무대인 빅탑스테이지에 오른 장기하와 얼굴들은 절정에 달한 능청스러운 무대매너로 시종일관 관객들을 들었다 놓으며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현대 음악씬에서 온전한 ‘록’페스티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곤 하지만 드넓은 야외 공연장에서 사람들을 가장 흥분시키는 음악은 역시나 록 음악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공연이었다.

다만 장기하가 훌륭했던 공연 무대가 아닌 불미스러운 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옥에 티였다.

노엘 갤러거, 사진|CJ E&M


헤드라이너인 노엘 갤러거의 힘도 여전했다. 음악의 특성상 강력한 슬램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대신 강력한 떼창이 이어지면 변함없는 노엘과 오아시스 사랑을 보여주었다.

‘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주 한국을 찾는 노엘 갤러거지만 ‘Don't Look Back In Anger’의 떼창은 언제 봐도 장관이고, 이는 밸리록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5년 7월 25일

이디오테잎, 사진|CJ E&M


밸리록페의 이틀째는 상당히 다채로운 라인업을 보여준 날이었다.

로큰롤라디오나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같은 밴드를 비롯해 빌리어코스티같은 모던록 뮤지션, 팝스러운 사운드의 장범준, 힙합 뮤지션 다이나믹 듀오, 일렉트로닉 뮤지션인 이디오테잎과 케미컬 브라더스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관객들을 반겼다.

특히 밸리록페는 심야 스테이지인 레드스테이지까지 포함하면, 이디오테잎과 케미컬 브라더스, 글렌체크까지 3팀의 일렉트로닉 뮤지션이 연달아 무대에 오른 파격적인 타임테이블을 선보여 일렉트로닉씬의 인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디오테잎, 사진|CJ E&M


이중 이디오테잎은 콜라보레이션이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며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무대를 만들어냈다.

루디스텔로와 술탄오브디스코,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과 깜짝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꾸민 이디오테잎은 현란한 믹싱과 연주로, 헤드라이너인 케미컬 브라더스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완성도 높은 무대를 만들었다.

케미컬 브라더스, 사진|CJ E&M


물론 케미컬 브라더스 역시 전매특허인 화려한 조명연출과 비디오아트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를 만들어냈다.

케미컬 브라더스가 공수해온 가로 16.8m, 세로 9.6m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대형 LED와 최신 레이저 조명 등은 약 30t에 달하며 이는 국내 페스티벌 사상 최대치로 기록됐다.

몽환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비디오와 음악, 그리고 현란한 레이저가 결합된 케미컬 브라더스의 무대는 90분 동안 밸리록페의 현장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기묘한 장소로 변모시켰다.

케미컬 브라더스, 사진|CJ E&M


●2015년 7월 26일

밸리록페의 3일차는 가장 ‘록페스티벌’다운 날이었다.

투엔티 원 파이러츠, 사진|CJ E&M


현재 밴드씬에서 가장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혁오부터 많은 사람이 몰리긴 했지만, 이날의 분위기를 제대로 시작한 밴드는 해리빅버튼으로, 해리빅버튼의 보컬 겸 기타 이성수가 외친 “Time To Rock”은 자신들의 무대에만 해당한 말이 아니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원 오크 락(One OK Rock)를 시작으로,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가장 핫한 밴드 투엔티 원 파이러츠, 헤비메탈의 전설 모터헤드, 그리고 푸파이터스까지 하루종일 락스피릿이 끊이질 않았다.

어느 하나 빼놓기 힘든 무대가 이어졌지만 단 하나만 꼽자면 투엔티 원 파이러츠가 가장 많은 표를 얻을 듯하다.

투엔티 원 파이러츠, 사진|CJ E&M


단 두 명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꽉 찬 사운드는 말할 것도 없고, 잠시도 쉬지 않고 무대를 휘젓는 퍼포먼스까지, 사람들을 제대로 흥분시킬 줄 아는 투엔티 원 파이러츠였다.

특히 ‘카 라디오(Car Radio)’ 공연 도중 관객 구역을 지나쳐 카메라 타워 위로 올라가 노래를 부르는 타일러 조셉의 모습은 올해 밸리록페를 통틀어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색이 없었다.

푸 파이터스 데이브 그롤, 사진|CJ E&M


최초로 한국을 찾은 푸 파이터스도 빼놓을 수 없었다.

‘브로큰 레그 투어(Broken Leg Tour)’라는 재치 있는 이름이 붙은 이번 내한에서 푸파이터스의 리더 데이브 그롤은 예고대로 ‘록의 왕좌’에 앉아 등장해 멀쩡할 때와 다를 바 없는 퍼포먼스와 노래로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데이브 그롤, 사진|CJ E&M


엔딩곡인 ‘베스트 오브 유(Best Of You)’가 끝난 후 다음 공연인 데이브레이크의 무대가 시작할 때까지 이어진 관객들의 앙코르콜은 모든 설명을 대신해줬다.

물론 이어지는 심야 공연으로 인해 푸 파이터스가 다시 무대에 올라오지는 못했지만 데이브 그롤은 “See You Again”이란 말로 조만간 다시 찾을 것을 약속해, 아쉬움을 달랬다.

푸 파이터스, 사진|CJ E&M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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