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수애의 재주 '막장의 고급화'

입력 2015-07-31 09: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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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수애는 막장도 고급스럽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수애는 ‘드레수애’라는 별명처럼 고급스럽고 차분한 분위기를 내는 연기자다.

그러나 처음부터 우아한 모습만 보여준 건 아니다. ‘야왕’ 속 복수의 화신 주다해부터 ‘아테나 : 전쟁의 여신’ 킬러 윤혜인처럼 총을 들고 감정을 내뱉던 모습, ‘9회말 2아웃’ 사랑스러운 청춘 홍난희의 발랄함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원톱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만들어진 수애 특유의 분위기와 가치는 SBS 수목드라마 ‘가면’에 무게감을 싣는 주요한 역할을 했다.

‘가면’은 30일 시청률 13.6%(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수치상 기록은 좋을지언정 작품성 면에선 아쉬움이 크다. 이해되지 않는 전개, 재벌가의 탐욕, 복잡한 가정사 그리고 부유한 도플갱어의 삶을 대신 사는 가난한 여자 등 아침드라마를 연상하게 하는 자극적인 설정을 모두 갖췄다.

그럼에도 수애는 죽음과 음모가 난무하는 극의 중심에서 ‘가면’을 몰입감 있게 이끌어 갔다는 평가다.


부성철 감독은 “첫 촬영 때 변지숙과 서은하를 동시에 찍어야했다. 아침엔 서은하를 찍고 밤엔 변지숙이 나와야 했다. 내 앞에 서은하가 앉아있더니 밤에는 순수한 변지숙이 있더라”며 “1인2역을 잘 할 수 있는 배우는 대한민국에 여럿 있겠지만 (두 캐릭터) 고유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창조할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을 거다. 수애가 주는 영감을 카메라로 담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제작사 골든썸픽쳐스 측 역시 "수애가 없는 수애가 아닌 '가면'은 상상할 수 없다"며 "'가면'은 수애에 의한, 수애를 위한, 수애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전했다.

데뷔 후 처음 1인2역에 도전한 수애는 국회의원의 딸 서은하와 가난한 백화점 판매원 변지숙의 극과 극 매력을 말투와 눈빛으로 표현했다. 변지숙이 서은하의 삶을 대신 살면서 경험하는 심리 변화를 느끼는 것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개연성을 잃으며 시청자로부터 ‘배우들 때문에 본다’는 비판을 받은 '가면'. 수애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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