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표절 논란…제작사 “사실 무근…형사 소송 대응” (공식입장)

입력 2015-08-05 2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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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의 제작사 케이퍼필름 측이 표절시비에 관해 입장을 밝혔다.

케이퍼필름은 5일 최근 소설가 최종림 측이 주장한 ‘코리안 메모리즈’와의 유사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실 무근’임을 밝혔다.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최동훈 감독은 이틀 전 기사를 통해 처음 이 소설을 알게 되었고 최종림이 주장하는 내용은 <암살>과 전혀 다른 전개와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퍼필름 측은 최종림이 주장하는 유사점에 대해 아래와 같이 사실관계를 정리했다.

△ 최종림 측이 흡사하다고 주장하는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와 영화 ‘암살’의 배경은 우선 연도부터 다르다. ‘암살’은 1933년을 주 배경으로 독립군들의 비밀 암살 작전을 감독이 창작한 작품이나, ‘코리안 메모리즈’는 1945년 임시 정부 특수부대가 총독부를 접수하여 한국이 스스로 독립을 쟁취했다고 하는 가상의 역사를 설정한 창작물이다.

‘암살’은 김구 선생의 한인 애국단과 김원봉 단장의 의열단의 행적을 토대로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들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반면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는 1945년 광복군의 국내진입작전, 임시정부 김구의 총독부 인수작전과 아베총독의 항복. 그리고 광복군 요원이 이승만을 저격하는 가상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두 작품 사이에 역사적 사실의 유사성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의열 활동과 암살 작전은 20-30년대의 일반적인 항일무력투쟁의 방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역사적 사실이며 특정 창작자의 창작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없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을 위해 희생한 분들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은 민족의 공통된 기억이며 이런 역사적 사실은 창작자들의 공통된 영감의 원천이다. 이것은 어느 개인이 배타적으로 소유를 주장할 수 없는 부분이다.

△ 최종림 측이 흡사하다고 주장하는 여자 주인공 캐릭터의 경우 소설의 여주인공 황보린은 극 초반 김구 선생의 행정비서 출신으로 광복군 87명중 한 명으로 조선으로 파견되서 한차례의 거사(경북지사의 암살)에 투입되지만 주된 임무는 독립자금을 운반하는 역할이었으며 이후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등 저격수의 역할과는 먼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남자 주인공들과 삼각관계의 사랑에 빠져 갈등하는 캐릭터로서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암살’의 안옥윤은 만주 지청천장군의 한국독립군 제3지대 포수계 저격수 출신으로 비밀 암살작전에 투입되어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며 신념을 지키는 최고의 저격수로서 백발백중의 사격실력을 보여준다.

여성 저격수는 국내는 물론 국외까지 레지스탕스를 다룬 다양한 작품들에서 수 없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캐릭터이며 남자현 열사나 이화림 열사도 실제로 무장한 여성 독립운동가였다는 역사적 기록도 남아 있어 여성 저격수의 설정이 소설만의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암살 작전팀의 대장으로 실제 저격수의 역할을 그려낸 ‘암살’의 여주인공 안옥윤과 소설 속 황보린은 일제강점기의 여성 독립운동가라는 것 외에 어떠한 유사점도 찾을 수 없다.

△ 최종림 측은 “영화 속 친일파와 일본 요인을 저격하는 결혼식장이 소설 속 일왕 생일파티가 열린 총독부 연화장과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암살’ 속 결혼식장의 경우 주인공들이 암살 타겟을 저격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영화의 클라이막스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다.

반면 소설은 1945년 8월에 신속 침투군을 비롯한 임시정부 요인들 백여 명 이상이 일왕 생일 파티가 열린 총독 관저 연회장을 급습하여 몇 발의 총성 후, 총독 및 고관들을 인질로 삼아 조선총독부로 이동해 총독부의 통치기능을 접수하는 내용이다.

장소의 배경, 설정, 기능 등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단순히 ‘생일파티’와 ‘결혼식’이라는 기본 상황만으로 유사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 최종림 측은 ‘암살’의 극 말미에 김원봉 선생과 김구 선생이 함께 죽은 독립투사들을 위해 술잔에 술을 부어놓고 불을 붙이는 장면에 대한 유사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구 선생과 김원봉 선생이 술잔에 불을 붙이며 죽은 동지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은 해방을 맞이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억하자는 표현이며, 동양적인 보편적 휴머니즘에 바탕을 두고 연출된 장면이다. 더욱이 흡사한 장면이 있다고 주장한 소설에서는 정안수를 떠놓고 조선으로 파견될 대원들의 무운장구를 조상에 기원하는 장면이 유일하다.

창작자로서 작가라면 모든 권리는 존중 받아야 한다. 하지만 최종림 측이 주장하는 대로라면 영화 ‘암살’과 그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는 내용 전개나 특정 부분에 유사성이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가 특정하여 표절을 주장하는 장면들조차 각기 비교해 보면 명백하게 전혀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최종림 측은 소장을 접수하지도 않은 상태로 언론을 통해 포괄적인 설정 만을 두고 근거 없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어 ‘암살’의 제작사와 감독은 심각한 명예훼손 및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에 케이퍼필름 측은 소설가 최종림이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 및 100억원 대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소장이 접수되면 즉시 형사 소송으로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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