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류승완 감독이 장윤주를 고집한 이유

입력 2015-08-06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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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에서 여형사를 연기한 장윤주. 사진제공|외유내강

“무한도전서 보여준 유머감각 반해”
톱여배우 아닌 장윤주 파격 캐스팅

통쾌한 액션의 향연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베테랑’이 또 한 사람의 ‘연기자’를 탄생시켰다. 그동안 음반과 라디오 DJ 등으로 재능을 드러내왔지만 영화는 물론 연기 자체가 처음이지만 데뷔작에서부터 비중이 상당한 배역을 막힘없이 소화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시원한 발차기로 영화의 통쾌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는 호평도 이어진다.

세계 각국의 런웨이를 화려하게 장식해온 톱모델 장윤주가 주인공이다. 5일 개봉한 ‘베테랑’(제작 외유내강)을 통해 연기에 본격 도전했다. 사실 개봉 전 장윤주의 캐스팅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여형사 ‘미스봉’을 욕심낸 여배우들이 여럿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지도 높은 몇몇 여배우는 연출자 류승완 감독을 포함해 제작진과 만나 배역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흥행을 보장해온 황정민 등 스타가 참여하는 데다 남자들의 세계로 익숙한 경찰 광역수사대의 홍일점 형사라는 설정이 여배우들의 호기심을 이끌었다.

그런데도 연기 경험이 전무한 장윤주가 ‘베테랑’에 ‘파격’ 캐스팅된 결정적 배경은 다른 데 있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보인 활약상이다.

장윤주는 2010년 ‘무한도전-달력 특집’에 출연해 ‘발연기’를 주제로 다양한 연기를 소화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해당 특집이 자주 재방송되면서 최근까지도 그의 활약상이 꾸준히 알려지고 있다.

이 모습을 잊지 못한 류승완 감독은 장윤주 캐스팅에 적극 나섰다. “기성 여배우도 고려했지만 기존의 이미지가 좀처럼 지워지지 않을 것 같았다”는 류 감독은 “장윤주가 ‘무한도전’에서 과시한 유머감각을 보면 얼마나 명석한 두뇌를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예술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한 장윤주의 이력도 영화 출연에 힘이 됐다. 모델로 활동하며 다진 몸매 역시 몸 쓰임이 많은 액션 연기에 안성맞춤이었다는 평가다. ‘베테랑’의 한 제작 관계자는 “정두홍 무술감독에게 매번 다른 액션 동작을 주문할 정도로 표현력이 남달랐다”고 밝혔다.

실제로 장윤주는 영화에서 제 몫을 해낸다. 건장한 남자들과 맞붙는 맨손 액션도 거침없이 펼친다. 트레이닝복에 운동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영화 속 자신의 모습이 “실제 나와 같다”고 장윤주는 말한다. 그는 “영화에 출연한다고 해서 어떤 스타일을 추가한다면 오히려 모델로서만 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최대한 화장기를 벗고 화려한 모습도 버려 평소 내 모습대로 나섰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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