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용희 감독 “내일만 보는 야구?나도 답답하다”

SK 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잔부상 많은 불펜진…지는 경기 필승조 못내

현재 전력으로 한화, KIA와 힘겹게 5위 싸움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SK 김용희 감독에게는 받아들이기 괴로운 현실일 것이다. 쏟아지는 비판에 포위된 김 감독은 유구무언이다. 다만 ‘SK가 미래를 보느라 당장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선 “답답하다. SK의 사정을 알고 그러는가”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지는 경기에서 필승조 투수를 낼 수 없다. 정우람만 해도 손톱이 체질적으로 약한 투수니까 연투가 어렵다. 불펜진에 부상 전력을 가지고 있는 투수들이 많다. 한화처럼 불펜야구를 할 생각은 없다.” 다시 말해 SK는 관리를 해주며 불펜을 끌고 가야 할 상황이고, 못 잡을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치다보면 정작 잡을 수 있는 경기마저 놓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또 “지금이 승부처”라고 덧붙였다. 결국 ‘무리를 하는 야구’와 ‘승부를 거는 야구’를 구분해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기고픈 의지와는 별개로 SK의 상황은 정상전력에서 멀어지고 있다. 당초 9일 문학 kt전에 나갔어야 할 선발 윤희상의 등판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11일 사직 롯데전에도 메릴 켈리가 선발로 예고됐다. SK 구단 관계자는 “조금씩 아픈 부위가 많다. 등판 간격을 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지만, 어떻게 봐도 윤희상이 정상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게다가 대체 외국인투수 크리스 세든은 방어율 11.78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8일 2군으로 내려갔다. 김 감독은 “선발로 기회를 한 번은 주겠다”고 밝혔다. 즉, 1군에 복귀해서도 안 좋으면 불펜으로 돌리겠다는 뜻이다. 이 경우 김광현~켈리 외에는 선발진이 붕괴 지경에 이른다. 결국 불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의 관리야구도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