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박해민 “전경기 출장으로 인정받고 싶다”

입력 2015-08-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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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은 삼성에서 최형우와 함께 전경기 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년차 징크스도 없이 올 시즌 1군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전경기 출장 달성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2년 신고선수에서 올시즌 주전 외야수
김평호 코치 맨투맨 지도로 수비 일취월장
부상결장 박한이 컴백땐 치열한 주전 경쟁

“해보니까 왜 전경기 출장이 중요한지 알겠어요.”

선두 삼성에는 전경기 출장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가 2명 있다. 4번타자 최형우(32)와 최근 붙박이 2번타자 자리를 굳힌 박해민(25)이다.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는 최형우 외에 1군 2년차 시즌을 맞이한 박해민의 이름이 눈에 띈다. ‘2년차 징크스’ 없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11일까지 타율 0.296(358타수 106안타)에 30타점 38도루를 기록하며 도루 부문 1위에 올라있다. 하위타선에서 출발한 타순도 어느새 2번으로 올랐다. 신고선수(현 육성선수) 출신으로 2012년 삼성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만 해도 스프링캠프에 초대받지 못하는 그저그런 2군 선수였다. 그러나 이제는 당당히 삼성의 ‘주전 외야수’다.


● 처음 간 스프링캠프, 일취월장한 수비력의 비밀

박해민은 올해 엄청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원래 지닌 수비력도 괜찮았지만, 이제는 리그 톱클래스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하이라이트 필름의 단골손님으로 ‘슈퍼캐치’가 많다. 특히 눈 깜짝할 사이에 타구 위치에 가있을 정도로 타구판단능력이 뛰어나다. 올해 처음 간 스프링캠프가 그를 바꿔놓았다.

지난해 1군에 데뷔했지만, 시즌 전만 해도 1군 캠프는 꿈도 꾸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박해민은 김평호 코치의 맨투맨 지도로 수비력이 일취월장했다. 그는 “작년엔 발로 따라가기만 했다면, 이젠 노하우가 생겼다”고 말했다.

타구를 보지 않고 낙구지점을 향하는 수비는 이제 완전히 몸에 익었다. 타격음과 타자의 타격폼, 포수의 위치 등을 보고 수비위치를 잡는다. 그리고 타구가 외야로 날아오면, 순간적으로 낙구지점을 판단하고 뛴다.

박해민은 “공만 보면서 따라가면 발이 타구를 쫓아갈 수 없다. 하지만 코치님과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안 보고 따라가는 연습을 한 게 큰 도움이 됐다. 펜스 쪽으로 가는 타구도 공만 보면 두려움이 생기는데, 뛰면서 공이 아닌 펜스를 본다면 뇌에서 두려움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의 넓은 수비범위와 슈퍼캐치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김 코치의 지도를 스펀지처럼 빠르게 빨아들였다.


● 박해민에게 전경기 출장이 가장 중요한 이유

박해민은 ‘수비만 잘하는 선수’이길 거부한다. 지난해는 첫 1군 경험이라 ‘수비만이라도’ 잘하는 선수가 되길 원했다. 그러나 올해는 ‘수비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는 “올해는 수비도 잘한다는 얘길 듣고 싶다. 타격도 잘해야 주전으로 뛸 수 있다. 우리 팀 타자들이 다들 3할을 치고 있다. 타율에 집착해선 안 되지만, 전광판을 안 보려 해도 어쩔 수 없이 눈이 가더라”고 밝혔다. 그의 타격 실력이 나쁜 것은 아니다. 3할이 눈앞이다.

박해민에게는 더 큰 목표가 있다. 바로 ‘전경기 출장’이다. 그는 “(최)형우 형을 보면, 전경기 출장에 대한 자부심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팀에서 인정받는 것 아닌가”라며 “나도 뛰어보니까 왜 전경기 출장이 중요한지 알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부상으로 빠진 (박)한이 형이 돌아오시고 하면,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주전 경쟁을 이겨내면, 그때 가서 타율이나 도루왕도 욕심을 내겠다”며 미소 지었다.

프로는 치열한 전쟁터다. 지금 주전이라 해도 영원한 주전은 없다. 오늘도 박해민은 안주하지 않고 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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