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세이브 롯데 홍성민 “어떤 보직이든 역할에 충실”

입력 2015-08-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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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홍성민. 스포츠동아DB

롯데 우완 사이드암투수 홍성민(26·사진)은 올 시즌 팀의 ‘보배’와도 같다. 무너진 마운드 속에서 몇 안 되는 수확이기 때문이다.

16일 목동구장. 넥센과의 원정경기가 이어진 가운데, 경기 전 롯데 이종운 감독은 홍성민의 투구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안 그래도 최근 “올해 최고의 수확은 홍성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전날 경기에선 4-3으로 역전한 9회말 무사 1루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홍성민은 올 시즌 5선발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추격조로 시즌을 맞이했다. 그 사이 롯데 마운드는 부침을 겪었다. 보직 경계가 무너지면서 임기응변식의 마운드 운영이 늘었다. 구멍이 나면 다른 투수로 메우는 식이었다. 구위가 좋았던 홍성민은 ‘승진’을 거듭했다. 추격조에서 필승조로 들어왔고, 어느새 마무리까지 경험했다.

홍성민은 15일 몸에 맞는 볼로 1사 1·2루 위기에 놓였지만, 유한준과 박병호를 연달아 삼진으로 잡아내며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로선 ‘새 마무리감’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현재 KBO리그 최고의 타자 2명을 상대로 배짱 있게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 감독은 “(홍)성민이가 성장한 증거였다. 끝나고는 벤치에 앉아 크게 한숨을 내쉬고 있더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홍성민은 전날 등판 상황에 대해 “팀이 8·9회 점수를 내 역전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막아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박병호라는 타자를 상대한다는 느낌보다는 이 경기를 무조건 승리로 끝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니, 그런 안도감에 긴장이 탁 풀리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시즌 시작 때부터 보직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묵묵히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그는 “시즌 시작할 당시 보직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어디서든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하나만 하고 던지고 있다. 어제 마무리로 나갔지만, 오늘 다시 패전처리를 한다고 해도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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